한반도의 허리를 가르는 철조망을 넘어 광주에서부터 평양, 러시아 시베리아와 모스크바, 독일 베를린까지. 문화예술로 그 어떤 ‘경계’를 넘어서는 프로젝트가 올해도 진행된다.

‘코리아-유라시아 로드 런’(이하 ‘코라시아 로드 런’)은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국내 5대 도시로 전국투어를 떠난다.

‘코라시아 로드 런’은 평화의 땅을 밟고 나아가는 국내외 도시 순회공연이다. 지난 2018년 민중가수 김원중을 필두로, 지역을 거점으로 시와 음악, 미술, 영상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준비위원회를 결성해 6월 창립했다. 공연과 전시, 출판 등 문화예술 사업뿐만 아니라 초청강좌,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진행 중이다. 지난해 평화를 주제로 한 앨범을 발매한 한편, ‘치유와 화해, 그리고 경계를 넘어’라는 주제로 한반도 내 역사적 아픔을 가지고 있는 5개 도시(정읍·순천·여수·거창·산청)을 찾아 공연을 펼쳤다.

코리아-유라시아 로드 런은 22일부터 26일까지 5대 도시로 전국투어를 떠난다. 사진은 지난해 진행한 투어 공연 모습.

‘신나는 평화 예술여행 경계를 넘어’라는 타이틀로 진행될 이번 여정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2020년 신나는 예술여행’ 사업으로 마련됐다. ‘코라시아 로드 런’은 아시안 하이웨이는 길은 있지만 갈 수 없는, 분단된 한반도가 가지고 있는 아픔의 상징이자 평화와 통일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 보고,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평화의 길인 ‘아시안 하이웨이’를 따라 떠나는 야외형 예술 축제로 구성된다.

이번 여정의 첫 날인 22일은 광주에서 출발, 25일까지 아시안 하이웨이 6번 도로(AH6)의 시작 지점인 부산, 그 길을 따라 울산과 경주, 포항까지 달린다.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아시안 하이웨이 1번 도로(AH1)가 지나는 대구에서의 무대로 이번 투어의 막을 내린다.

특히 이들이 공연을 펼칠 영남권의 경우 아시안 하이웨이 1번 도로(AH1 일본-한국-중국-인도-터키)와 6번 도로(AH6 한국-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 두 개의 길이 모두 지나는 한반도의 유일한 지역이다. 부산에서 시작해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AH6)와 부산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경부고속도로(AH1)가 포함돼 있는 상징적인 곳이다.

‘코라시아 로드 런’ 출연진들은 18톤 이동식 무대 차량을 타고 각 도시의 시민들을 만난다. 공연과 드로잉 퍼포먼스, 미술 작품 전시 및 시화전, 동시 백일장 등 다양한 문화예술콘텐츠를 선보인다.

지난해 전국투어를 진행하며 선보인 시화전 모습,

광주지역 가수 김원중과 우물안개구리, 프롤로그, 바닥프로젝트 등이 매일 한 팀씩 공연을 올리며, 울산의 아카펠라그룹 노래숲과 시노래가수 박경하, 경주의 밴드 그리고, 포항의 싱어송라이터 조진영 및 3인조 김가영·고명원·장석원, 대구의 도도 연극과 교육연구소, 공연예술단체 온울림의 이은영 등 각 지역 예술가들과 협업해 대중음악과 춤, 등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특별출연이 예정돼 있던 오월어머니합창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영상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화가 주홍·주라영 자매가 온라인을 통한 시민참여 드로잉 퍼포먼스를, 주홍 작가가 샌드 애니메이션을 선보이고, 박두규(순천)·이경재(거창)·박덕선(산청)·박관서(광주)·임윤(울산)·권선희 이종암(포항)·이철산 피재현(대구) 시인 등이 꾸미는 평화 상징 시화전, 윤미경·소슬 작가가 각각 동시집 전시와 그림책 전시가 진행된다. 또 평화 동시 백일장이 진행, 관련 체험도 준비된다.

지난해 ‘치유와 화해, 그리고 경계를 넘어’라는 주제로 5개 도시(정읍·순천·여수·거창·산청)을 찾아 공연을 펼친 출연진들.

가수 김원중씨는 “섬처럼 갇혀 사는 대한민국이 섬이 아님을 자각하고, 한반도 허리를 가르는 155마일 휴전선 철조망 일부를 잘라 길을 내어, 북녘을 지나 육로로 국경을 넘어보자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라며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지역 축제 및 문화·예술 공연들이 취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닫혀있는 공연장이 아닌, 도시의 열린 야외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지역민들의 문화·예술 행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문의 062-651-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