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현의 스트레스나 소시민의 스트레스는 발생의 영역이 다를 뿐 결과는 마찬가지일 터다.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의 휴가가 새로워보였던 이면에는 그동안 우리들이 앞만 보고 달리느라 쉬어가는 것에 대해 얼마나 소홀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각자 처한 위치에서 쉼은 새로운 에너지를 얻기 위한 과정이다. 인간은 자연과 늘 대별되는 존재다.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에 사는 현대인들은 늘 자연으로의 탈주를 꿈꾼다. 숲과 종교라고 하는 거대 담론을 충족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찰만큼 좋은 곳은 없다. 대개 사찰들은 산을 끼고 자리한다. 그래서 숲을 보러갔다가 사찰까지 둘러본 경험들을 가지고 있을 터다. 사찰에 가면 숲을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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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유철상 대표. |
이 지역 사찰로는 순천 조계산 선암사와 장성 백암산 백양사, 구례 지리산 화엄사, 영광 모악산 불갑사, 해남 달마산 미황사, 영암 월출산 도갑사, 화순 천불산 운주사, 장흥 구산선문 제암산 보림사 등이 포함됐다.
‘인생에 쉼표가 필요하다면 산사로 가라’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여행서는 여행전문기자 출신인 유철상 상상출판 대표가 20여년 동안 전국의 사찰을 찾아다니며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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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광사 승보전 행렬(98쪽) |
이 여행서는 절에서 지켜야 하는 기본예절을 익힐 수 있다. 차수(두 손을 모으는 것)를 비롯해 합장(기도할 때처럼 방에서 만났을 때나 법당에서 부처님께 인사하는 것) 등이다. 여기에 다도와 발우공양 등 일상생활 속 수행의 과정을 만날 수 있다. 스님의 수행법인 묵언(가부좌를 하고 앉아서 명상하는 것)과 새벽, 점심, 저녁에 대웅전에서 올리는 예불, 참선과 좌선, 화두를 잡고 득도를 깨치는 안거(하안거·동안거로 구분) 등 대표 수행법을 습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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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양사 약사암(115쪽) |
저자는 사찰여행이 자신조차도 잃었던 자기 자신을 찾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시각이다. 삶의 여백과 서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산사라는 이야기다. 저자는 ‘마곡사’와 ‘미황사’, ‘해인사’ 등 산사 3곳을 주의깊게 살펴볼 것을 당부한다.
마곡사는 서로의 마음을 나눔으로써 나의 마음을 반추해보는 ‘자비 명상 템플스테이’와 산길을 맨발로 걸으며 마음을 조절해 자연을 즐기는 ‘맨발 산행’이 가능하다. 땅끝마을의 아름다운 절로 유명한 미황사는 내면의 울림을 듣고 다도해에 시선을 두면서 무한한 사색에 빠져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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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엄사 암자 대나무숲(123쪽) |
여기다 감성적인 에세이에 녹아든 사찰의 역사부터 최신 맛집·숙소 정보까지 수록했고, 국내 최고의 테마 여행지 ‘사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법까지 공개하고 있어 사찰에서 쉼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길잡이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인들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여러 사찰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의 각각의 특징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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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양사(110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