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장미’가 광주·전남지역 영향권을 비껴갔지만 대규모 산사태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역대급 장마’로 인해 지반이 약해 질대로 약해져 있는 상태여서 작은 비로도 토사를 붕괴시킬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10일 “역대 최장 장마로 현재 곳곳의 산은 물이 완전히 포화된 상태”라며 “태풍 ‘장미’등에 따른 추가 집중호우로 대규모 산사태 발생 우려가 있다”며 철저한 대응을 당부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번 장마가 중부지방에서 6월 24일 시작된 이후 8월 10일까지 48일째 이어지면서 평년(1981~2010년) 장마 기간인 32일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 6월 24일부터 이달 9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이 2013년 최장 장마 기간(49일) 전국 평균 강수량 406.5mm의 두 배인 750mm에 달했다.

이 기간 동안 광주에선 2건, 전남에선 4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

실제 지난 7일 오후 8시30분께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뒷산의 흙더미가 쏟아져 내리면서 주택 5채를 덮쳤다. 이 사고로 주택 안에 있던 주민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전국적으로 이러한 산사태는 1079건에 이른다. 산사태가 가장 발생한 지역은 충북 317건, 충남 185건, 전북 166건, 경기 131건 등 순이다.

산지 태양광발전시설의 경우 현재 전체 1만2721개소 중 12개소(0.09%)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에서 태양광발전시설과 관련 피해가 발생한 것은 1건이다.

산림청은 태양광발전시설로 인한 산사태 피해는 전체 대비 1.1%로 불과하지만, 태풍 장미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산지특별점검단’(342명)을 구성,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민가 등과 300m 이내 인접한 2차 피해 우려 지역 2180개소에 대한 점검을 마쳤다.

특히 누적된 강우가 전국적으로 많은 가운데 전국 어느 지역이나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산림청은 피해 최소화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산림청은 지자체별 전담인력을 편성, 매일 2회에 걸쳐 산사태 피해 우려 지역 주민들의 대피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데 지난 9일 오후 4시 기준 전국에 대피 중인 산사태 취약지역 주민은 1571명으로 집계됐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선제적인 사전대피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산사태 예보, 기상특보, 대피방송 등 안내에 귀 기울여주시고 그 외 지역에서도 산사태 징후 등 작은 위험이라도 감지되면 신속히 대피해길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