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방문 시설의 경우 ‘방역을 완료했다’고 광주시가 긴급재난안전문자(재난문자)를 보내 주던데…, 문자가 오지 않은 가게(시설)는 방역이 안 됐으니 가지 말라는 의미인가요?.”

광주시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관련, 시민에 제공하고 있는 재난문자가 일관성이 없는 행정으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31일 오후 4시 3분께 ‘운암동 A커피숍과 양동 B식당에 대한 방역소독을 완료했다. 안심하고 이용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안전문자를 발송했다.

A커피숍은 192번, B식당은 202번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다. 지난달 23일과 24일 각각 방역을 완료했다.

이 두 곳은 2주간(14일) 동선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보건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5일과 6일부터는 각각 비공개(상호·주소 등) 처리될 방침이다.

여기엔 ‘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광주시의 판단이 작용했다.

또 ‘소독하고 이틀이 지나면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보건당국의 의견을 시민들에 알리는 등 ‘낙인 효과’ 불식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용섭 광주시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지난달 초 ‘확진자의 정확한 동선을 공개하지 않는다’란 비판에 직면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발 빠르고 정확한 동선 공개 등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원칙에도 불구하고, 정작 행정 일선에선 뒷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데 있다.

확진자 방문 시설에 대한 방역 완료 알림 문자가 터무니없이 늦게 발송되면서 상인들의 낙인효과에 따른 매출 저하 등 피해를 키우고, 상호 공개마저 일관성 없이 제각각이어서 시민들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시의 설명대로라면 A커피숍과 B식당은 방역이 완료된 이틀 뒤인 지난달 25일과 26일부터 정상 이용이 가능한데, 방역 완료 문자는 그날로부터 각각 6일, 5일 뒤인 31일이 돼서야 발송했다. 그만큼 뒤늦은 방역 완료 문자 탓에 상인들의 매출 회복도 늦어지게 됐다.

한 업주는 “확진자가 다녀간 뒤 삶이 엉망이 됐다. TV에선 확진자 발생 시설에 대해 직접 방역을 해주고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던데 실상은 1.8L짜리 소독제를 주고 가는 게 전부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소독도 완료된 시점이 언제인데 뒤늦게 뜬금없이 문자를 발송하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굼뜬 행정 탓에 식자재가 모두 썩어 들어갔고, 손님들도 다 떠나가 버린 것 같다. 광주시 측의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함께 방역 완료에 따른 상호명 적시에 관한 일관성도 문제다.

현재 시가 제공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시설 방역 현황 블로그에는 현재(지난달 30일 기준) 17곳의 상호와 주소, 소독 여부, 방역일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는 데, 이 중 상호명을 적시해 문자로 통보해준 곳은 A커피숍과 B식당을 비롯해 광산구 C목욕탕, 서구 D식당 등 고작 4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확진자 방문 시설들에 대해선 상호명을 공개하지 않고 링크와 함께 방역소독을 완료했다며 일괄 명시하는 데 그쳐 형평성 논란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재난 문자가 90자로 한정된 데다 상호명 공개 때문에 ‘2차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우려하는 가게들도 있어 문자 발송에 어려움이 있다”며 “당장은 민원 등 요청에 한 해 방역 완료 문자를 재발송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