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3명으로 이뤄진 ‘말말공작소’는 일상 속 혐오 발언과 차별적인 어휘를 정정할 사전을 제작해 이와 관련된 인식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꾸미고 있다.
말말공작소는 동아리 활동이 처음인 양이주(22) 팀장과 조재경(22), 광주청소년세월호촛불문화제 기획팀 경험이 있는 청소년교육청년활동가 이수아(22)씨로 이뤄져 있다. 대학 생활을 하며 취미가 겹쳐 친해졌다는 이들은 젠더 인식과 성평등에 관심을 두고 아이디어를 모으던 중 ‘청년 성평등, 세상을 바꾸다’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광주여성가족재단의 ‘2030청년동아리지원사업’에 선정돼 이같은 활동에 탄력이 붙게 됐다.
양이주씨는 대내외적인 모임 일정을 공지 및 보고서 작성을, 조재경씨는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수합 및 홍보를, 이수아씨는 그동안의 활동을 토대로 회의 주도를 각각 맡고 있다. 동갑내기여서 언제든지 편하게 의견을 공유하는 한편, 콘텐츠 제작 등 모든 일을 함께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말말공작소는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비대면으로 한창 콘텐츠를 구상 중이다. 팀원들이 모두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해 매주 주제를 정해 친근한 캐릭터와 일러스트를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팀명에서 알 수 있듯 그림에는 말과 공작, 소가 등장, 차별적인 용어들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이 용어가 왜 차별적인지에 대해 알려준다. SNS에 게시한 경험을 살려 오는 18일부터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매주 1회씩 콘텐츠를 연재하고, 10월께 그동안 업로드한 자료들을 종합해 온·오프라인 책자 형식의 사전을 제작할 계획이다. 계정 홍보를 위해 8~9월 중 이벤트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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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동아리 ‘말말공작소’가 일상 속 혐오 발언과 차별적인 어휘를 정정하는 사전을 제작해 이와 관련된 인식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진은 말말공작소 구성원인 (왼쪽부터) 양이주·이수아·조재경씨. |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기에 앞서 지인들을 통해 얻은 의견들은 상당히 다양했다는 전언이다.
“우리 활동에 대해 주변 지인들을 대상으로 사전조사를 했는데, 긍정적으로 말해준 사람들이 있는 반면, 아예 관심이 없다는 의견도 많았어요. 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모욕은 차별하려는 의도로 이뤄진 것인데 ‘표현의 자유’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구요. ‘말말공작소’의 활동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에 모든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생각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죠.”
당사자가 아니라 차별적인 어휘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체용어를 알려주는 사전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차별적인 단어를 고쳐서 써야 한다고 강요하기 보다는 단어가 가진 의미를 제대로 알려주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차별적인 어휘로 ‘양성평등’과 ‘처녀작’ 등을 예를 들었다. 양성평등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나온 용어여서 성소수자를 고려해 모든 젠더를 아우르는 ‘성평등’으로 바꿔 불러야 하고, 처녀작은 여성을 상징하는 용어로 첫 작품, 데뷔작으로 지칭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우와 경찰 등에 대해 언급할 때 여성일 경우 여배우, 여경찰이라고 사용하는 것도 잘못된 용어 사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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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성평등, 세상을 바꾸다’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광주여성가족재단의 ‘2030청년동아리지원사업’ 시상식 진행 모습. |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로 이야기를 구성해 공감을 자아내도록 하는 게 첫번째로 우리가 할 일이죠. 우리 콘텐츠를 본 사람들은 최소한 특정 그룹에 대한 편견어린 혐오 발언, 성평등 문제 등에 경각심을 느꼈으면 해요. 모두 우리 같지는 않더라도 조금이나마 사회 인식이 변화하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