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시즌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KIA 전상현이 투구를 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윌리엄스 감독.

주축 선수들의 부상·부진으로 위기에 빠진 KIA타이거즈가 ‘플랜B’를 가동한 가운데, 감독의 새로운 시도가 팀 승리를 견인하는 묘수로 작용될 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즌 초 누구도 KIA에게 가을야구를 기대하지 않았지만, 저력을 보여주며 한때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최근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투타 모두 흔들리고 있다. 선발, 불펜, 내야 수비 모두에 고르게 구멍이 뚫렸다.

먼저 공격의 핵심이던 주전 2루수 김선빈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는 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로 부상을 입었다. 6일 검진 결과 오른쪽 발목 타박상과 왼쪽 대퇴이두근 염좌 진단을 받았다. 지난 6월에 다쳤던 부위로 이전에는 13일 만에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2~3주 정도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공격 선봉장 역할을 했던 중견수 김호령도 부진하다. 최근 7경기에서 기록한 안타는 1개뿐이다. 한때 4할을 넘겼던 그의 타율은 0.253에 그치고 있다.

마운드 역시 흔들리고 있다.

승리의 보증수표와도 같았던 ‘에이스’ 양현종도 좋지 않다. 그는 지난 4일 NC전에서 4.1이닝 동안 11안타(2피홈런) 8실점으로 강판당했다. 8실점은 지난달 21일 삼성전에 이은 두 번째로 한 경기 최다실점 타이기록이다. 그의 평균자책점은 5.55까지 뛰어올랐다.

또 주전 마무리 투수 문경찬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5일에도 3점을 허용, 최근 3경기 연속 3실점을 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5.21이며 블론세이브는 두 차례나 된다.

이에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단을 새롭게 구성했다.

7일 허리디스크 재발로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조기 귀국해 2군에서 재활과 실전감각을 쌓던 외야수 이창진과 신인 홍종표를 1군으로 콜업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창진은 부상으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지 못해 잠깐밖에 보지 못했지만 지난해 지표를 봤을 때 좋은 센스를 갖고 있는 중견수”라면서 “타순과 관계없이 좋은 타격을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고 있는 김호령을 제외하고 이창진을 기용하겠다는 감독의 복안이다.

지난해 이창진은 132경기에 출전해 963.1이닝 동안 중견수를 맡았을 뿐만 아니라 타율 0.270 5홈런 46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38을 기록, 공·수에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했다.

특히 그는 1번 타자를 맡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른 발과 좋은 콘택트 능력도 갖추고 있다.

김선빈의 공백은 일단 김규성으로 대체한다. 그러나 그가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치지 못할 경우 내야수 홍종표를 내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윌리엄스 감독은 “최근 경기감각과 타격감이 좋아지면서 타율도 0.275까지 끌어올렸다”면서 “굉장히 안정적인 선수로, 마치 내가 현역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크레이그 카운셀(현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을 연상하게 하는 선수다. 타격 폼은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준다”고 전했다.

문경찬은 부상자 명단에 올려 당분간 그가 재정비할 시간을 준다. 그의 공백은 정상현이 메운다.

그는 “문경찬은 부상은 아니지만 테스트 결과 팔꿈치에 근육통이 있어 쉬어가면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양현종에 대해서는 강한 믿음을 보내며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웠다.

윌리엄스 감독은 “몸 상태와 컨디션을 확인한 결과 모두 괜찮은 것으로 확인됐고, 오히려 평균구속(KIA 전력분석 시스템 기준 143→144㎞)이 작년보다 올라왔다고 보고 있어 크게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체인지업의 제구 등이 좋지 않으나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정상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