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은행 빚으로 근근이 버티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는 우울한 소식이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4월 기준 광주·전남 가계대출 총 잔액은 26조3900억원으로 코로나19 피해가 드러나기 시작한 3월과 비교해 3974억원이 늘어났다.

신협, 새마을금고, 상호저축은행 등 기관에서의 대출도 증가 폭이 급증했다. 3월 3663억원 늘었던 대출 규모는 4월 6213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렇게 가계신용대출이 크게 늘어 늘어난 것은 실업과 휴직 증가 때문이다. 소득이 줄거나 끊기면서 은행 빚에 기대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돼 신용대출로 몰리는 수요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고용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은행 빚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호남지방통계청이 내놓은 고용동향을 보면 5월 기준 일시 휴직자는 광주는 2만8000명, 전남은 1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8000명, 9000명이 각각 늘었다. 같은 달 광주지역 실업률은 4.4%로 코로나19가 지역에 영향권에 든 2월 이후부터 꾸준히 증가세에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빚에 기대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금융권 연체율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5월말 대출 연체율은 4월 말에 비해 0.02%p씩 상승했다.

4월 말 기준 0.21∼0.33%였던 연체율은 한 달 후 0.23∼0.35%로 집계됐다. 3월에 일시적으로 하락한 이후 두 달 연속 상승했다.

특히 가계대출 연체율은 0.16∼0.32%에서 0.17∼0.33%로 각각 0∼0.02%p 올랐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풀었다고는 하나 서민들에게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하루 빨리 종식되기 만을 기다려야 하니, 그저 답답할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