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타이거즈가 투타 불안과 주축 선수 공백 등의 악재를 딛고 재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 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27승 23패(승률 0.540)로 리그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호랑이 군단은 6위인 삼성라이온즈와 승률(0.537)만 다소 앞설 뿐 경기 차는 같으며, 7·8위인 kt위즈·롯데자이언츠와도 2.5게임 차밖에 나지 않는다.

앞으로의 일정에서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하면 중위권 아래로 하락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승리의 보증수표로 불렸던 선발 양현종이 무너지는 모습이 이어질 뿐만 아니라 안정감을 뽐냈던 불펜진이 흔들리고 있다. 또 김선빈, 류지혁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리그 초반 각종 타격지표를 휩쓸었던 프레스턴 터커의 활약 역시 묘연하다.

이처럼 많은 악재들이 겹치면서 지난 5일 NC와의 맞대결에서 9회 6-1로 앞서있던 경기를 6-7로 내주는 등 불안의 그림자가 엄습하고 있다.



△흔들리는 마운드

올 시즌 KIA는 양현종-브룩스-이민우-가뇽-임기영 순으로 선발진이 운영되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은 리그 초반 상승세의 원동력이 됐고 지난 5월 선발투수 7연속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행진을 달리기도 했다.

이들이 최소 실점으로 긴 이닝을 소화한 뒤 박-전-문(박준표·전상현·문경찬)의 필승조 등장은 KIA의 승리 공식이고, 10개 구단 중 최고의 성적(평균자책점은 4.20·1위)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지난 5경기에서의 KIA의 평균자책점은 4.53으로 3위다. 이중 선발의 평균자책점은 4.25로 5위이며. 불펜진의 평균자책점 역시 5.14로 4위에 그치고 있다.

주요선수들을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먼저 ‘에이스’ 양현종은 지난 4일 NC전에서 4.1이닝 동안 11안타(2피홈런) 8실점으로 강판당했다.

이날 8실점은 모두 양현종의 자책점이었고, 안타 11개 중 7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였다. 8실점은 지난달 21일 삼성전에 이은 두 번째로 한 경기 최다실점 타이기록이다. 이에 그의 평균자책점은 5.55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최고 구속은 148km를 찍고 있지만 평균구속이 140km 초중반에 그치고 제구가 대부분 가운데로 몰리면서 상대 타자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역시 만족스럽지 않다.

양현종이 1선발이라는 점과 팀 내 위상 등을 고려하면 그의 부진은 팀 전체에 불안감을 줄 수 있다.

필승조 전상현과 문경찬 역시 심상치 않다.

전상현은 5일 NC전에서 두 타자 연속 볼넷을 내준 뒤 3점 홈런을 맞았다. 시즌 최다 실점이었다. 이에 1점대였던 평균자책점으로 2.10으로 치솟았다.

주전 마무리 투수 문경찬은 더 흔들리고 있다. 5일에도 3점을 허용, 최근 3경기 연속 3실점을 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5.21에 달하고 있으며 블론세이브는 두 차례나 된다.



△주요 선수 이탈·헛도는 방망이

타선 역시 좋지 않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올 시즌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했던 주전 2루수 김선빈이 또다시 이탈하게 됐다. 그는 올 시즌 첫 부상 전이었던 6월 9일까지 타율 0.340을 기록했던 김선빈은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8경기 타율 0.517(29타수 15안타)을 기록했다. 또 4일까지 4경기 연속 3안타를 터트리는 화끈한 타격을 펼쳤다. 4경기 연속 3안타 이상은 KBO리그 출범 이후 타이기록이었다. 또 타율 0.378로 리그 1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윌리엄스 감독의 골치를 아프게 했던 톱 타자의 고민까지 해결, 종횡무진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내야안타를 만들기 위해 전력 질주를 하려다 상대 선수와의 충돌로 2~3주가량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게 됐다. 그를 대체할 수 있는 김규성(타율 0.158)이 있지만 데뷔 첫해로 경험이 풍부하고 타격 면에서도 김선빈과 비교하면 부족한 점이 많다.

지난 6월 14일 SK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재활 중인 내야수 류지혁(타율 0.381)도 복귀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타선의 핵심인 외국인 타자 터커의 침묵도 심각하다. 터커의 시즌 기록은 타율 0.307 11홈런 41타점으로 외형적으로는 준수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 4개의 안타와 1타점밖에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출루율 역시 0.209로 저조하다.

중견수 김호령과 유격수 박찬호 역시 각각 타율 0.167, 0.235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