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광남일보 신춘문예 동화로 당선된 이후 시와 동시 및 동화를 꾸준하게 창작하고 있는 김명희(61·광주)씨가 고래책빵의 책 먹는 고래 아홉번째권으로 첫 장편동화 ‘우리 집에 온 마녀’를 최근 펴낸 뒤 이처럼 소감을 밝혔다.
이 장편동화는 우연히 TV에서 다룬 번식장 강아지를 본 것이 계기가 돼 번식장 경험자로부터 정보를 얻고 관련 자료를 수집해 동화적 구상이 구체화됐다. 번식장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이 작가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번식장은 강아지 출산 공장 같은 곳으로 태어나자 마자 엄마를 보지 못한 채 보모로 옮겨져 키워졌다가 사람들에게 입양된다. 일명 ‘개권’이 무시되는 현장이 번식장인 셈이다. 여기서 글감을 얻었다.
작가는 그런 강아지들이나 인간 사회 역시 부모도 모른 채 아이들이 입양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내비친다.
장편동화 원고는 출간 이전 이미 완성돼 지난해 MBC창작동화 최종까지 오른 바 있다.
소통 메시지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는 작가는 장편은 한꺼번에 쓰는 게 아니라 한 대목, 한 대목이 연결되는 구조로 아이들이 읽기 쉽도록 단락을 나눠 소제목을 붙였다.
단편에서는 짧은 호흡으로 다 말해야 하지만 장편은 단편으로부터 벗어나 더 유하고 자연스런 느낌이 든다고 했다.
‘생일 초대’를 비롯해 ‘편식’, ‘향기’, ‘식구 만들기’, ‘몰래 버리기’, ‘비밀이야’, ‘이틀째’, ‘번식장 강아지’, ‘아줌마가 마녀?’, ‘산이 오빠’, ‘해령이’, ‘수학평가’, ‘계단 오르기’, ‘페키니즈 친구’, ‘안락사는 안돼요!’, ‘감자 고로케’, ‘다시 찾아간 유기견 센터’, ‘출장에서 돌아온 아빠’, ‘10일간의 프로젝트’ 등 19개의 소제목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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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보 신춘문예 출신 아동문학가 김명희씨. |
이 동화는 천진난만한 주인공의 눈을 통해 복잡하고 각박한 세상을 조망한다. 생명 경시는 물론이고, 인위적인 관계 및 다분히 목적성이 있는 만남 등 지극히 인간적인 만남의 복원이 내용 곳곳에 투영돼 있다.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엄마의 존재를 모르고 자라던 주인공이 새로운 관계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무척 힘들고 어렵다. 아빠는 그런 주인공에게 강아지를 키우게 한다. 그러고는 아줌마가 나타나 주인공과의 관계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열한살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 서로가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장편 동화는 새로운 관계를 받아들이면서 마음을 나누는 게 어렵지만,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고 조금씩 변화하며 성장하는 주인공 시우의 모습을 통해 우리 주위의 많은 것들이 관계로 맺어져 있음을 어린이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앞으로 작가는 이미 장편 한편을 집필해놓은 만큼 추후 여력이 되는 대로 출간할 예정이다. 현재 또 한편의 장편 집필에 집중하고 있다.
아동문학가 김명희씨는 경북 경주시 감포 출생으로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와 광주교육대학교 대학원 아동문학교육학과를 졸업, 2017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광남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면서 등단,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동시집 ‘집 속의 집’, 시집 ‘호수가 있는 집’, ‘길 없는 길’, ‘푸른 발자국’, 동화집 ‘꼬복이’를 펴냈다. 그동안 동서커피맥심상과 kb창작동화제 입상, 우송문학상 등 다수 수상했다.
삽화는 김은아씨가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