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철가방은 총알 받아내는 방탄 철가방 아니요. 이 철가방은 짜장면 나르는 배달 철가방이다.”(연극 ‘방탄철가방’ 중)

5·18민주화운동을 소시민의 시선으로 판소리에 녹여낸 특별한 공연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은 기획공연 ‘포커스 시리즈 4’로 마련된 판소리극 ‘방탄철가방 - 배달의 신이 된 사나이’가 7월3일 오후 8시와 4일 오후 3·7시 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총 3차례에 걸쳐 시민들을 만난다.

‘방탄철가방 - 배달의 신이 된 사나이’는 짜장면 배달원 최배달 개인의 시선으로 5·18민주화운동을 그린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고 위트있게 담아내 역사의 급류에 휩쓸린 힘없는 개인들의 일상과 사랑, 꿈, 연대를 이야기한다.

지타 공인 자전거 배달의 신 최배달이 주인공으로, 어릴 적 첫사랑인 애경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운 뒤 줄곧 자전거를 타고 배달 일을 하면서 자연스레 내공을 쌓아 대도시 광주에서 배달대회 1등을 한 기쁨과 영광을 만끽하던 5월 어느 날, 불현듯 닥친 악몽을 다룬다. 평화롭던 금남로가 피로 물드는 등 갑작스레 광주를 덮친 비극에 분노를 느낀 최배달이 자신의 특기를 살려 ‘배달로 평탄 작전’에 돌입한다는 내용이다.

1인 판소리극 ‘방탄철가방 - 배달의 신이 된 사나이’를 공연 중인 소리꾼 최용석씨.

1인 창작 판소리 극으로 꾸며지는 이번 무대는 판소리공장 바닥소리 전 대표이자 조선 후기 명창 김세종의 ‘춘향가’ 이수자인 소리꾼 최용석씨가 어린 시절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작창·극작을 맡았다.

소리꾼 최용석씨는 어린 시절 지나가던 시민군의 모습을 본 경험을 잊지못해 이 작품을 쓰게 됐다고 한다. 지난 2014년 초연 된 뒤 제2회 창작국악극대상 남자 창우상을 수상한 작품이며, 초연 당시 공연이 열린 국립극장의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무대에 앞서 5·18민주화운동 40주기 기념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특별전 ‘오월 그날이 오면’의 연계 공연으로 네이버TV에서 하루 두 차례 상영되기도 했다. 상영 당시 총 6000회의 조회수와 3만5000개가 넘는 좋아요 수를 기록하는 등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끈 바 있다.

소리꾼 최용석씨는 “누군가의 누나이자 형이었고 아버지이자 어머니였던 평범한 광주의 소시민들의 모습을 다시 기억하고 기록하는 무대”라며 “5·18민주화운동 40주기를 맞이한 현재, 그 의미를 더욱 되새기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리꾼 최용석은 전통 판소리를 기반으로 새로운 판소리 음악어법을 지닌 소리꾼이다. 지난해 서울어린이연극상 대상작 ‘제비씨의 크리스마스’의 극본을 썼으며, 주요 작품으로는 ‘닭들의 꿈 날다’와 ‘해녀탐정 홍설록’, ‘일곱빛깔 까망이’ 등이 있다

이번 무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속 거리두기를 준수, 수용 가능 관객석 중 50% 미만으로 관객석을 제한하며 좌석 거리두기제를 운영한다. 티켓은 광주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가 가능하며, 전석 3만원이다. 광주시민들은 특별 할인을 적용받아 40% 할인된 가격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문의 062-613-8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