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엊그제 제 21대 국회가 개원했다.

지역발전과 국가의 기둥이 될 새 국회의원들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셈이다. 입법 권력자도 대거 물갈이되면서 국민적 기대감도 큰 편이다.

지난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란 딱지가 붙었다.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법률 제정을 내팽개친 채 숱한 공전과 파행, 여야의 극단적 대립과 정쟁으로 얼룩진 결과다. 더구나 처리하지 못하고 쌓인 법안이 1만5000건을 웃도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따라서 21대는 달라져도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민의의 전당 기능을 다 하는 국회, 밥값을 다하는 국회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역 입장에서 볼 때 21대 국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선거만 끝나면, 오랜 중앙집권적 사고에 짓눌려 자신들을 뽑아 준 지역과 지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국가와 국민에게만 집착(?), 지역을 푸대접해 온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회의 사전적 의미는 ‘국민의 대표로 구성한 입법 기관’이다. 민의를 받들어 법치 정치의 기초인 법률을 제정하며 행정부와 사법부를 감시하고 그 책임을 추궁하는 따위의 여러 가지 국가의 중요 사항을 의결하는 권한을 가진다고 부연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지역민이 제대로 대접을 받아 왔는가 하는 점이다.

앞서 말해듯이 중앙 집권적 사고에 서울 등 수도권 위주의 정책에만 몰두하면서 지역민들은 뒷전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래서 지역민이 서울로, 수도권으로 자꾸만 몰려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의 인구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비수도권 인구를 넘어섰다.

최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광주·전남 인구이동 추이’에 따르면 지역에서 지난해에만 1만2000여명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에서의 인구 감소 폭이 두드려져, 지방소멸에 대한 걱정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1000대 기업의 본사 74%가 몰려 있는 데다 공연예술 횟수의 65.4%, 전시 건수의 55.5%를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은 권력은 물론이고 돈과 일자리에다 문화 향유까지 넘쳐나는 셈이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지역은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

감염 예방의 최일선이 지방이고, 긴급재난지원금 또한 지역에서만 사용하도록 하면서 지역이 삶의 터전이자 민생 현장이라는 사실을 널리 각인시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21대 국회는 정부를 비판 감시하는 역할은 물론, 지역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중앙집권적 사고에서 벗어나 지역 현안을 국회가 의제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통해 지역이 소외당하지 않도록 관련 법률을 제정하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광주·전남지역만 해도 광주형일자리 성공과 인공지능 중심도시 구축, 광주 군공항 이전, 에너지밸리 조성, 한전공대 안착,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전남권 의과대학 설립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수두룩하다.

다시 말해 국회가 수도권 위주가 아닌 ‘지역 속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할 동력도 충분하다.

실제로 지난 4·15 총선에서 광주·전남 지역구 18석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게다가 초선 비율도 72.2%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정치문화를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8개 선거구 중 3선 1명(이개호), 재선 4명(송갑석, 서삼석, 신정훈, 김승남)을 제외하면 13명이 초선이다.

지방의회와 행정, 시민사회 활동으로 경륜을 쌓은 정치인도 이개호, 서삼석, 송갑석, 이병훈, 이형석, 민형배, 조오섭, 이용빈, 윤영덕 의원 등 9명으로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

지역 사정을 온몸으로 체감한 뒤 중앙 무대에 대거 진출한 만큼, 이들의 활약상이 뚜렷하다면 지역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누가 ‘지역 속으로’ 들어와 지역의 가치를 실현해 낼 지, 지역민들의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