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산실인 ‘녹두서점’을 배경으로 한 라디오 드라마가 전파를 탄다.

광주MBC가 특별기획 라디오 드라마 ‘녹두서점의 오월’(기획 김민호·연출 김귀빈·작가 이영미)이 그것으로, 오는 11일부터 6월5일까지 월~금 오전 8시10분에 20분에 걸쳐 표준FM 93.9MHz에서 방송된다.

총 20부작으로 만들어진 이번 라디오 드라마는 지난해 발간된 김상윤·정현애·김상집 공저 ‘녹두서점의 오월_80년 광주, 항쟁의 기억’(한겨레출판)을 토대로 제작됐다.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불과 4년 남짓 운영된 녹두서점은 15평밖에 안 되는 작은 책방이었지만 5·18민주화운동 당시 고립된 광주 시민들을 위해 대자보와 전단을 만드는 등 정보를 전달한 상황실이자,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던 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간이식당이었다.

드라마는 ‘격동 50년’과 tvn ‘머니게임’을 쓴 이영미 작가가 맡아 5·18을 마주한 녹두서점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녹두서점의 세 가족이 감옥(김상윤), 서점(정현애), 거리(김상집)라는 다른 공간에서 각각 겪은 열흘 간의 5·18을 다룬다.

이번 드라마를 위해 라디오 드라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성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1980년 5월의 처절한 사투를 생생하게 들려줄 예정이다.

금서로 지정된 인문사회과학서를 보급하기 위해 녹두서점을 연 김상윤 역에는 김강산, 친구를 따라 녹두서점을 찾았다가 김상윤과 결혼한 정현애 역에는 전진아, 김상윤의 남동생으로서 시민군에 뛰어든 김상집 역에는 이철용,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윤상원 역에 김용준 등이 출연한다.

김귀빈 PD는 “5·18은 4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잊어서도 안 되는 역사”라며 “녹두서점에 모인 사람들이 국가폭력의 공포를 이겨내고 투쟁에 나서게 됐는지 라디오 드라마를 통해 조명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녹두서점의 상흔을 통해 다시 한번 5·18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