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온 나라가 혼란스럽다. 전 국민이 ‘코로나 포비아’로 힘들고 지쳐가고 있다.

일상이 마비되면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건만 ‘봄이 사라졌다’.

‘코로나바이러스19’ 국내 확진자는 15일 현재 8162명으로 집계됐고, 75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2일 중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이란 등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세계적 대유행,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각국 증시는 연일 폭락하고 있고, 세계 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방역을 앞세워 나라 간 입국제한이 이어지고 있고, 교역과 생산이 막히면서 세계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를 넘어 실물과 금융 양쪽이 함께 무너지는 위기에 빠져 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때 하루 500~800명대에 이르던 코로나 확진자 수가 최근 200명대에서 100명 안팎으로 조금은 둔화하는 모양새다.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지금이 더 긴장할 때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 등을 통한 코로나 확산 차단에 나서고 있지만 ‘지역감염’에 ‘집단감염’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때문에 초·중·고 개학을 3주나 연기됐지만 교육부는 상황에 따라 4월초 개학을 검토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정부가 초기방역에 미흡했다. 중국 우한이 속한 ‘후베이’발 입국금지 조치가 늦어졌고, 선제적인 마스크 수출금지가 안돼 ‘마스크 5부제’까지 시행 중이다

지금은 ‘메르스’, ‘사스’보다 비상경제 시국인 만큼 정부와 정치권의 전례 없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총력 대응을 해도 모자랄 판에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놓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어 안타깝다. 추경안을 놓고 여유를 부릴 때가 결코 아니다.

정부와 여야가 합심해 당장 위급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보다 과감하고 신속한 대응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국가적 위기에도 정치권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여야는 코로나 사태를 놓고 정쟁을 벌이고 있고, 근거 없는 막말에 책임을 떠넘기며 급급하고 있다.

정부와 여권 인사는 확산 책임이 ‘중국서 온 한국인’이라느니, ‘대구봉쇄’, ‘머지않아 종식’이라는 발언은 부적절했고, ‘방역모범’이라는 자화자찬은 시기상조다.

야당은 초기에 중국 국경 차단 못했고, 마스크 대란을 야기했다며 정부의 실정을 지적한다.

‘통합당’ 대표는 지역구를 돌며 ‘1980년도 무슨 사태가 있었죠’라며 역사의 몰인식을 드러냈고, 특히 국정농단으로 탄핵을 받아 ‘영어의 몸’이 된 박근혜 옥중서신에 “천금같은 말씀”이라고 반색해 도로 새누리당으로 돌아간 듯하다.

일부 보수 언론과 인사들의 정부에 대한 과잉 비난과 근거가 부족한 책임론 제기 또한 이젠 자제해야 한다.

정부의 대처가 미흡할 수 있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일본에서와 같은 축소, 은폐 논란은 없음은 자명하다. 대량의 검사, 확진자 격리와 치료 등 코로나 검사확진시스템도 세계적으로도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고 자화자찬은 아직 이르다.

한 달 후면 4·15 총선이 치러진다. ‘불필요한 정치’는 잠시 멈춰야 한다.

만에 하나 국가적인 위기인 코로나를 총선에 악용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여든 야든 민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코로나로 어려움에 고통받고 있는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정치다.

나부터 솔선하는 시민의식, 공동체 윤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일각에서는 방역 당국에 거짓말을 하거나 격리지침을 어기는 등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행동은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 극복을 위한 릴레이 기탁과 취약계층을 위한 면 마스크 만들기 봉사활동, 착한임대인운동 등이 확산되고 있다.

나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이웃과 함께 코로나를 극복하자는 것이다.

‘대구 손절’ ‘대구 신천지’ 같은 편가르기식 발언은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다. 마스크를 나누거나 이어지는 온정의 손길은 좋은 ‘백신’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달려간 의료인, 자원봉사자들의 희생, 군·경과 소방대의 눈물 어린 헌신 또한 감동적이다.

‘달빛동맹’으로 대구를 돕는 광주시의 ‘병상연대’와 대구·경북에 ‘사랑의 도시락’을 보내는 전남도의 상생행보는 천 마디 말보다 낫다.

정부와 정치권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대처해야만 코로나19을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다. 그래야만 ‘사라진 봄’을 다시 맞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