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막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취약계층의 여름나기가 어느 해보다 버겁기만 하다고 한다.

보통 비좁은 단 칸 방에서 기초생활수급비로 빠듯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마음 놓고 선풍기 등 냉방기를 돌리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본보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해보니 기초수급자로 5평 남짓한 원룸에 거주하는 전모(69)씨는 비좁은 공간에서 선풍기 한 대로 여름을 나고 있다.

방안 온도를 재보니 수온주가 35도, 습도는 50%를 나타냈다. 폭염 경보가 내려진 바깥 온도와 겨우 1도 차이다.

이곳에 설치된 에어컨이 있지만 ‘전시용’일 뿐이다. 전기세 걱정에 혼자 집에 있을 때는 선풍기와 부채질로 버티다 보니, 먼지만 켜켜이 쌓여 있다.

뇌병변 3급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그는 한 달에 기초 수급비와 20만 원의 노령연금, 4만 원의 장애 수당을 합쳐 54만 원 가량을 받는다.

하지만 심장·신경계 질환으로 큰 수술을 받은 그는 얼마 안 되는 생활비로 비싼 보험료와 병원비, 의료보험에 포함되지 않는 약 값, 각종 공과금을 매달 부담해야 돼 에어컨을 켠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또 전동 휠체어와 도우미 없이는 바깥 출입을 마음대로 못해 인근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경로당도 갈 수 없다.

홀몸노인 김모(72)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전기세를 아껴 방세를 내야 하는 그는 한낮 더위를 피해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경로당이 문을 닫는 오후 6시가 되면 집으로 돌아와 열대야와 사투를 벌인다.

취약계층에 대한 냉방비 지원이 절실하다. 겨울이면 정부는 취약계층 등급에 따라 8만4000~12만1000원까지 난방비를 지원하지만 여름철 냉방비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

다만 한전에서 기초 수급자에 대해 월 1만6000원의 전기요금을 감면해주고 가장 더운 7월과 8월에는 최대 2만 원까지 감면을 해주고 있지만, 큰 보탬이 되지는 못한다.

사실 지구온난화로 겨울철 난방보다 여름철 냉방이 보다 중요한 시대를 맞았다. 취약계층 냉방비 지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