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에 지치는 요즘, 야외로 피서를 가는 것도 부담이다. 차라리 알뜰하면서도 유익한 피서는 없을까. 또 지치지 않는 피서는 없을까. 딱히 피서 계획을 잡지 않았다면 박물관을 선택해볼 것을 권해보고 싶다. 시간에 ?기는 시민이나 가족들에게 반나절 체험부터 1박2일 캠프까지 다채로운 교육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설해 방학을 맞은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이 함께 추억을 만드는데 제격이다.

국립광주박물관의 온 가족 대상 어린이 진로 탐색 프로그램과 국립나주박물관의 역사캠프가 그것으로,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처음 시작하는 직업체험교육과 2014년 국내 최초로 내놓은 가족참여형 숙박체험교육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 전망이다.

먼저 국립광주박물관은 가족이 함께 어린이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여름! 박물관이야기-우리가족 보존과학자!’를 오는 8월7일부터 28일까지 전시관과 교육관에서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보존과학자’ 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로, 기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박물관 큐레이터’ 체험교육에 포함돼 있던 ‘보존과학자’ 탐색을 어린이와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분리, 올해 처음 선보이게 됐다. 박물관 전시 유물을 보존·보관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보존과학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직접 토기를 복원하는 체험까지 해볼 수 있도록 했다.

매회 초등학생을 동반한 가족 40명(15가족 내외)을 대상으로 매주 화~목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 여섯차례에 걸쳐 무료로 진행하며, 선착순 마감이다. 박물관 홈페이지(gwangju.museum.go.kr)에서 신청, 접수하면 되고, 교육 시작일 2주전 부터 마감시까지 참여자를 모집한다. 문의 062-570-7053.

국립나주박물관의 ‘1박2일-달빛역사여행’에 참여한 가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어 국립나주박물관은 영산강 유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국립나주박물관으로 떠나는 1박2일-달빛역사여행’을 오는 27일과 8월10일 등 두차례 진행한다.

온 가족이 함께 밤하늘 별을 세며 낭만을 만끽할 수 있도록 마련된 ‘달빛역사여행’은 박물관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마한시대 역사와 나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숙박 체험형 교육이다. 박물관 뒤편 야외 체험장에 준비된 카라반(caravan) 5대와 텐트를 칠 수 있는 야영 데크 5곳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다.

각각 카라반에는 대제국을 형성했던 마한의 소국연맹 국가인 고랍국을 비롯해 막로국과 불미국, 일리국, 신운신국 등의 잊혀진 나라들의 명칭이 부여돼 그 잠깐사이 역사를 생각하게 한다.

이 캠프는 유구한 역사가 보존되고 있는 박물관의 외부를 산책할 수 있으며, 박물관 내 소장 중인 국보 제295조인 금동관을 제작해보는 시간이 마련돼 삼국시대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숙박체험은 시작 10일전에 접수를 할 수 있으며, 어린이(초등학교 1학년 이상)가 포함된 가족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가희망자는 국립나주박물관 홈페이지(naju.museum.go.kr)에서 참가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한 뒤 제출하면 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텐트 이용 가족은 텐트와 장비 일체를 개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 전통등인 조족등(照足燈)에 붉을 밝히고 어두운 박물관 내부를 탐방할 수 있도록 해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실제 재현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나주를 대표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 김춘식 선생과 함께 소반을 만드는 시간도 마련된다. 소반 재료비는 5만원으로 1가족 당 1개를 제작할 수 있다.

이밖에 윷놀이와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를 통해 가족 구성원의 협동심을 일깨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나주박물관 관계자는 “평소 공부에만 몰입하는 아이들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 문화의 문화적 우수성을 알고 감성을 기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61-330-7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