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공로자와 간첩조작 사건 관련자 등에게 수여된 서훈 50여개가 무더기로 취소됐다고 한다.

행정안전부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부적절한 서훈 취소(안)’가 심의·의결했다.

이번에 취소된 서훈은 부산 형제복지원 인권침해사건 관련자 1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관련자 7명과 2개 단체, 간첩조작 의혹사건 유공자 45명 등 총 53명 및 2개 단체에 수여된 서훈이다.

모두 상훈법에 따라 ‘거짓 공적’을 사유로 취소됐다. 5.18 진압 관련자들에게는 5·18민주화운동법의 ‘상훈 박탈’ 조항도 적용됐다.

이번에 취소된 5·18 진압 관련자에 대한 서훈은 대통령 표창 5개와 국무총리 표창 4개이다. 이 사건 관련 훈·포장 68점은 5·18민주화운동법으로 모두 취소했지만, 표창은 그동안 관련 규정이 없어 취소하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정부표창규정’ 개정으로 육군특전사령부 등 2개 단체와 군인 등 7명에게 1980년 6월 20일에 수여된 표창을 박탈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극히 당연하고도 적절한 것이다. 살인마들에게 역사의 단죄를 내리지는 못한 것도 한스러운데, 표창이라니.

간첩조작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박정희 정권에서 전두환 정권까지 군사 독재정권에서 저질러진 간첩조작사건으로 난데없이 간첩으로 몰려 그 가족들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해야 했던가.

이런 사건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버젓이 표창까지 받고 세상을 활보하고 다녔으니,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이들의 서훈을 박탈한 것은 다행스럽다. 서훈 박탈은 과거를 청산하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라 했다. 과거청산 없이는 미래도 없다.

정부로부터 서훈을 받을 사람 중에는 아직도 부적절하게 받은 사람들이 더 있을 수 있다. 정부는 서훈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부적절한 서훈을 적극 찾아내 취소해야 함은 물론이고 독재정권에 부역했던 서훈 취소자들의 명단을 공개해 만천하에 그들의 민낯을 드러내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