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독서 천국이 됐으면 한다.

광주시민 모두가 독서광이 되어, 시민 각자가 마음이 따뜻하고 개인적으로 성장하는 도시가 되는 데 조그만 밑거름이고자 한다. 광주광역시 사서직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꿈꿔야 할 일이다. 평소 이런 생각을 하던 중 최근 기획해낸 행사가 ‘사직도서관 단무지 독서 캠프’다.

단무지 독서란 몇 년전부터 민간 단체에서 진행해온 행사 이름이다. 단무지는 단순 무식 지속의 약자이며, 2박 3일간 모여서 집중적 책을 읽는 독서행사다. 시민들을 2박3일 묶어둘 수는 없다. 일단은 12시간동안 시민 100여명이 모여 독서하자는 뜻으로 일명 ‘사직도서관 단무지 독서캠프 행사’를 기획해 지난달 30일 사직도서관에서 진행했다.

떼로 모여 창을 하는 것을 ‘떼창’이라고 한다. 떼로 모여 독서를 하는 것은 ‘떼독서’라고 할 수 있다. 시간만 나면 모여서 시민들이 이런 떼독서하는 문화가 만들어진다면 ‘떼독서 도시 광주광역시’라는 별명도 얻을 수 있다. 단무지 독서캠프는 그런 의미애서 독서진흥 이벤트이기도 하다.

본깨적 독서방법으로 유명한 박상배 독서특강 12시간의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본깨적이란 책을 보고, 깨닫고, 적용하는 독서 방법을 말한다. 박상배 작가는 이 방법을 통해 전국적으로 독서모임 200여 개를 만든 주역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박 작가에 의하면 본깨적 독서법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독서법에서 그 유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산 선생은 강진으로 유배와 무려 500여 권의 책을 펴낸 세기의 석학이다. 다산의 다작에는 남다른 독서법이 있었다. 글을 읽고 주제를 골라내는 초서법, 질문하며 책을 읽는 질서, 적용할 점을 찾아내는 행서 독서법 등이 그것이다.

이론은 그럴듯하지만 행해 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박 작가의 오전 강의가 끝나고 독서캠프 참여자들은 오후 독서 실천 훈련에 들어갔다. 이날 참석한 시민은 100여명이 넘었다. 초등학생 25여명과 중고등학생 20명 나머지는 일반인이었다. 독서실천 훈련 진행은 사직도서관 빛고을100나비 독서동아리 회원중 리더 6명을 섭외해 독서리더 역할 수고를 부탁했다.

참여 시민들 6개 모둠으로 나눠 리더들에게 같은 시간 같은 책을 읽고 본깨적 토론을 시행했다. 참여자들은 오후 4시간30분동안 ‘청소부 밥’이라는 동일한 책을 읽고 본깨적 토론을 했다. 오전에 배운 본깨적 독서법을 훈련해보는 시간이었다.

청소부 밥은 청소부인 밥 아저씨가 젊은이들에게 주는 메시지 여섯 마디를 중심으로 써져 있다. 천금 같은 충고다. 그래서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고전 같은 책이다.

여섯 마디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친 머리로는 일이 되지 않으니 재충전 시간을 가져라.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다. 투덜대지 말고 기도하라. 배운 지식을 가르쳐라. 시간을 소비하지 말고 의미 있는 일에 투자하라. 지혜를 후대에 전하라’라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이야기다.

일 중독으로 고생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52시간 노동의 워라벨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일과 생활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워라벨이다. 대한민국은 일 중독에 걸려 있다. 이에 대해 청소부 밥은 단호하게 충고한다. 이런 의미에서 52시간 노동을 발표한 문재인 정부 시대에 맞는 도서이기도 하다. 저녁이 있는 삶을 누구나 누려야 한다. 지금 무리가 있고 힘들더라도 언젠가는 이뤄져야 할 노동 세상이다. 사업주건 노동자건 가족이 일을 하는데 짐이 아니라 축복으로 와 닿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지금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사명이다.

어찌됐든 시민 100여명은 4시간30분 만에 책 한권을 완독하고 본깨적 토론을 나누며 책 내용을 생활에 적용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다행히 이날 한 참석자는 ‘천국에 있는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20대 중반 한 청년은 책 읽기와 독서토론이 그동안 부담스러웠는데, 단무지 독서캠프 참여를 통해 책을 읽고 싶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참여자 대부분이 12시간 동안의 시간이 훌 적 지나가 버렸다고 말했다. 12시간이 짧게 느껴진 것은 알찬 기획력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독서는 중요하지만 급한 것도, 바쁜 것도 아니다. 그러함에도 독서가 우리 시민들께 삶의 우선순위가 될수 있도록 도서관 현장에서는 사서의 전문성을 갖추고 행정의 조화를 이뤄 독서인구 저변확대를 지속 연구해야 한다. 이번 독서캠프는 진정한 의미의 독서가 무엇인지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시가 독서 천국이 되는 것에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는 것이 광주시 사서직 공무원으로 꿈이요 사명이다. 꿈은 혼자 꾸면 꿈으로 그치지만 모두가 꾸면 현실이 된다고 했다. 또 꿈을 열심히 꾸면 꿈을 닮아간다는 말도 있다. 광주시민 모두가 도서관을 사랑하고 독서광이 되어 광주가 독서천국이 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