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주주의전당 광주 건립이 사실상 물 건너 갔다고 한다. 정부가 민주주의전당 건립 부지를 과거 국가폭력이 자행됐던 옛 대공분실이 있는 서울 남영동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전당 광주유치 비상대책위는 최근 회의에서 정부의 방침을 존중하는 대신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 추진 중인 민주인권기념파크 조성사업에 민주기념관의 기능을 갖춘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남영동에 민주주의전당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함으로서 정부의 방침이 결정 난 마당에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것이다.

특히 민주주의전당 기능과 광주의 민주인권기념파크 콘텐츠가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도 비대위가 전당 유치를 포기한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정부가 구상 중인 민주주의전당은 민주화운동의 역사 자료관, 상설 전시관, 교육센터, 연구소 등을 갖추고 민주주의 교육장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 광주에도 유치위원회가 구성되고, 이어 마산에서도 유치위가 구성돼 치열한 유치전을 펼쳐 왔다.

이번 비대위의 결정으로 그동안 광주에 민주주의전당을 유치하기 위해 벌였던 많은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

비록 민주주의전당 유치는 불발됐으나 광주의 현안이 민주인권기념파크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는 일은 남아있다.

민주·인권기념파크는 옛 광주교도소 부지 10만6771㎡에 1145억원을 들여 인권교육훈련센터, 인권평화교류센터, 김대중대학원, 인권평화기념공원, 인권 유스호스텔 등을 짓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념파크 사업 안에 민주주의전당의 기능을 포함한 콘텐츠를 확보한다면 전당 유치실패의 아쉬움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현재 경제성 등에 발목이 잡혀 예산 확보부터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비대위와 시민들은 민주인권기념파크가 민주주의의 성지인 광주의 격에 맞게 추진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 역시 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