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국회의원들이 미국의 수입자동차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움직임과 관련해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장병완·최경환·천정배·김경진 의원은 최근 “미국이 수입자동차에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면 광주 자동차산업은 ‘제2의 군산 GM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대처를 요구했다.

미국의 수입자동차에 대한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기아자동차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생산하는 주력 차종은 쏘울과 스포티지 등으로, 지난해 생산한 완성차 가운데 37.3%를 미국 시장으로 수출했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수준에서 고율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대미 수출에 타격을 받을 게 자명해진다. 고율의 관세를 상쇄하기 위한 판매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가격 경쟁력 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가 어려움을 겪으면 광주 지역경제도 함께 어렵게 된다. 경제기반이 열악한 광주는 기아자동차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광주 자동차산업은 광주 전체 수출액의 40%, 총 생산액의 32%, 제조업 종사자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에서 기아차 광주공장에 관련부품 등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은 수백여 개에 달한다.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수출길이 막히면 생산 차질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은 물론 기아차 광주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지역 1차 협력업체 50여 곳을 비롯한 수백여 개의 협력업체가 물량 감소, 일자리 감소를 겪게 될 것이다.

결국 미국발 자동차 관세폭탄이 현실화되면 지역 경제에 주는 충격파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엄연히 한미 FTA가 맺어져 있고 이를 통해 상호 호혜적인 경제교류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미국이 자국의 투자유치를 위해 일방적으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상호 믿음을 저버리는 일이다.

자동차 관세 부과는 단순히 수출입품목을 주고받는 차원이 아니라 국내 자동차산업과 지역경제의 존망이 걸린 문제다. 정부는 외교적 역량을 총 동원해 반드시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를 막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