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시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회가 한 달 넘게 공전 되면서 준비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고 있다고 한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재단과 5월 3단체가 5·18 진상규명조사위원 위촉을 촉구한 공문에 대해 국회의장, 원내교섭단체를 이루는 5개 정당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특별법은 5·18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독립적인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설치를 규정하면서, 총 9명의 위원회 구성을 위해 국회의장이 1명, 여당과 야당이 4명씩을 추천하도록 했다.

위원회는 구성을 마친 날부터 2년간 진상규명 활동을 하는데 기간 내에 마치기 어려우면 1년 이내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5·18 진상규명 특별법은 오는 9월 14일 시행될 예정이어서, 곧바로 진상규명 작업에 나서기 위해서는 사전에 위원회 설치작업을 해야 하나 국회가 위원회 구성을 미루면서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

특별법이 발효되면 해야 할 일이 많다. 진실규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집단발포 명령체계를 비롯, 시민학살 경위, 행방불명자 신원·규모·암매장 장소, 군이 자행한 성범죄 진상 등 국회 광주특위 이후 30여 년간 풀지 못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내용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증인 신문과 증언 청취, 현장조사,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가 확보한 60만쪽 상당 군 자료 재검토 등 할 일이 태산이다.

지금쯤이면 위원 위촉을 마치고 조사관 채용과 사무처 마련 등 실무 준비를 논의하고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사전작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국회가 한 달 넘게 공전시키면서 사전에 필요한 작업들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책임 방기라 할 것이다.

지난 38년간 5·18이 가해자들의 왜곡과 폄훼로 얼마나 많이 시달림을 당해왔던가.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됨으로써 이제야 말로 5·18의 진실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국회는 조속히 위원 위촉부터 추진해야 한다. 한시가 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