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북미회담과 지방선거 등과 함께 지구촌 축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이 시작해 대한민국은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에 이어 또다시 11인의 ‘태극전사’에 용기를 불어넣어 주기 위해 12번째 선수인 ‘붉은 악마’가 가세했다.

대한민국은 또다시 붉은 물결로 넘쳐날 것이며, 길거리 응원이 벌어질 것이다.

한국과 러시아의 시차로 밤 시간에 진행되는 경기일정으로 야간응원전이 뜨겁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간 응원전이 16강, 4강 신화에 이르기까지 펼쳐지기를 열렬히 기대하지만 이러한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우리들이 지켜야 할 기본적 예의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먹고 마시고 남는 쓰레기와 소음은 주변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 예로 얼마 전 하루 평균 7000명을 웃도는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서울 북촌 한옥마을은 서울의 관광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의 불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하다.

관광객들의 쓰레기 무단 투척과 불법 주정차는 물론이고 일부 관광객은 남의 집 마당에 불쑥불쑥 들어가기도 한다. 때문에 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내 집에서 편히 쉴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호소해 왔다. 그래서 서울시는 해결책으로 이른 아침과 저녁, 또 일요일에는 외부인 방문을 제한하고 가장 붐비는 북촌로 11길 일대 통행을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허용하기로 하는 ‘관광 허용 시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관광 가이드 약 500명을 대상으로 가이드들에게 관광객들이 지켜야 할 에티켓이나, 여러 가지 처벌규정, 금지행위, 출입시간 등에 대해 사전교육을 실시하는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우리가 지켜야 할 질서를 준수하지 못해 관광명소 방문을 제한한 사례이다.

에티켓이란 오늘날 인간관계를 원활히 유지하기 위한 연결수단이며 사람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통과의례로서의 표준행동을 의미한다.

에티켓의 유래는 루이 14세 때 베르사유궁전에서 용변을 보는 곳을 안내하는 표지판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당시 베르사유궁전에는 날마다 연회가 열렸는데 화장실이 없어 방문객들이 건물 구석이나 정원의 풀, 숲 또는 나무 밑에 용변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자 궁전의 정원 관리인이 정원을 보호하기 위해 용변을 보러 가는 통로를 안내하는 표지판을 세웠고, 루이 14세가 이를 따르도록 명령함으로써 이를 지키는 것이 ‘예의를 지킨다’는 뜻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에티켓의 본질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라는 마음가짐이나 태도이다.

서양에서의 성(誠), 경(敬), 애(愛)의 개념은 예(禮)로서 표현되기보다는 먼저 시민의식에서 발달했다. 시민의식 또한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과 공동체 생활의식으로 발달 됐다 할 수 있다. 지난 우리는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서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돋보이게 보여주는 경험이 있다. 수많은 인원이 집회를 하면서 비폭력적이고,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스스로 남겨진 쓰레기를 미리미리 처리하는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월드컵 시작도 공중질서를 지키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버리고 소리를 지르고 하는 행위는 스스로의 자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사회는 개인의 존중과 보호도 중요하지만 공공질서를 지키는 시민의식 또한 중요하다.

이런 시민의식은 이 세상을 좀 더 기분 좋고 살기 좋은 곳으로 형성하려는 공동체와 공동체, 조직과 조직, 개인과 개인 간 의지 표현이다.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가 있어도 나만의 편익을 위해 에티켓을 지키지 않으며 남을 배려하지 않는 행위 등 시민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좋은 사회로 가는 덕목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