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댓글은 인터넷 게시물 밑에 남길 수 있는 짧은 글을 말한다. ‘본문에 대어서 쓰는 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덧글, 코멘트(comment), 리플(reply)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인터넷 초창기 시절인 1990년대 영문으로 돼 있는 인터넷 용어를 한글화시키는 과정에서 생겼다.

이젠 인터넷 공간에서 네티즌들의 토론과 지식 공유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뉴스 기사 등을 읽고 독자가 다양한 의견을 작성하게 되고 그것이 또 다른 독자들에게 원문에서 주는 것 이외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댓글 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까지 형성하고 있다.

특히 ‘쌍방향 속성’을 갖고 있어 특정 이슈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방식을 통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여기서 파생된 말이 ‘베댓’이다. ‘베스트(best)’와 ‘댓글’을 합친 신조어인 ‘베스트 댓글’의 줄임말로, 다른 사람의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댓글을 뜻한다.

베댓 저널리즘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대중이 뉴스를 단지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를 직접 생산하고 참여하면서 나타난 현상을 일컫는다.

네티즌들이 활발히 뉴스에 참여함에 따라 뉴스 댓글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을 반영한다. 실제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베스트 댓글이 여론을 주도하면서 콘텐츠 이상의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평도 받고 있다.



#2.

댓글은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사회현실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좋은 의견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공감도 해주고 이 것이 힘이 돼 여론도 주도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현재는 인터넷 게시판의 익명성을 이용해 악의적으로 남을 공격하고 상습적으로 헐뜯거나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댓글 문화인 ‘악플문화’가 발전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부각되고 있다. ‘악플’은 ‘악성 리플’의 줄임말로 악성 댓글을 말한다.

악성 댓글은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시키고 있다. 살아있는 사람은 물론 죽은 고인도 피해자가 되기 일쑤다. 심지어 악플에 시달려 자살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대다수 사람이 뉴스를 볼 때 그 기사의 댓글을 보고 여론을 판단하는 것을 악용, 댓글 조작이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이 뉴스나 기사 바로 밑에 보이고 그렇지 못한 댓글은 뒤로 밀리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예컨대 첫 페이지에 공감을 많이 받은 댓글이 보이면 그 기사의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이 댓글에 동조하는 성향을 보일 수 있는 인간 심리를 이용한다는 얘기다.



#3.

2012년 국정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 지난 4월 한달간 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들며 여야의 치열한 공방을 제공한 ‘드루킹 사건’이 대표적인 댓글 조작 사건이다.

특히 특검이 예정된 ‘드루킹 사건’은 지금은 북미 정상회담, 6·13 지방선거라는 국내외적 이슈에 밀려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하겠지만 조만간 빅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우려되는 것은 또 이를 정치 쟁점화해 본질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야당은 명분도 실리도 챙길 수 있는 이 문제를 확대해석해 정치 공세를 펼칠 것이 분명하고 여당도 이에 맞서 축소해석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 포털에서 벌어지는 여론 조작의 심각성은 내버려 둔 채 정치적 이익 챙기기에 ‘올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그러다 보면 또 매크로와 같은 특정 프로그램에 의한 인위적 공감 표현이나 특정 집단에 의한 의도적 댓글 달기 등이 계속해서 기승을 부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도 건전한 여론 형성은 물 건너가고 ‘사람 잡는 악플 기승’, 제2, 제3의 드루킹 사건인 고약한 조작 정치만 횡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나서 아웃링크의 법제화, 제한적 실명제 등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네티즌들도 가치 있는 정보가 오래 생존할 수 있는 건강한 온라인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건전한 댓글문화 정착에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