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 경제’를 표방했다. 재벌 중심의 대기업에 의존한 경제성장 체제로는 우리의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판단아래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대기업 중심에서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일 것이다.

대한민국 대기업들은 지난 수십년동안 주요 산업부문에서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 경제정책에 힘입어 ‘한강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급속성장을 이뤄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고, 그 과정에서 막강한 물적·인적자원과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거의 모든 면에서 중소기업보다 우위에 서게 됐다.

다만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 체제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심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부재 등 ‘양극화’라는 폐해를 낳았고, 최근에는 청년실업 등 경제·사회적 문제 해결기제로서도 한계에 봉착함에 따라 정부에서는 ‘국가경제의 뿌리’로서의 중소기업을 정책적 보호와 육성의 대상으로 강조하고 있다.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중소기업의 육성·성장만이 새로운 고용창출과 안정적이고 탄탄한 내수시장 구축을 위한 돌파구라는 기대 때문이다.

기계화로 인해 고용없는 성장이 당연시되는 현실에서 대기업의 고용창출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기업체 수의 99%와 기업체 근로자의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야말로 청년실업 해소 등 고용창출의 구원투수로서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위협으로 다가온 미·중의 보호무역 강화 등 세계 경제상황의 급변은 탄탄한 내수시장 육성에 의한 안정적인 국부 창출을 더욱 필요로 하고 있다. 이에 생산성이 포화상태인 대기업보다는 대기업 생산성의 1/3 수준에 불과한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제의 지속발전 가능성에 무게 중심을 옮긴 것이라 하겠다.

다음으로 현재 국가경제의 상당부분을 짊어지고 있는 대기업의 성장동력 또한 중소기업일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의 결과다. 치열한 글로벌 생존 경쟁에 봉착한 대기업도 국내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경쟁력에 의존하고 상호협력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잃어버린 20년’의 침체에도 여전히 경제대국인 일본, EU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독일 경제의 근간에는, 기술력과 장인정신으로 무장하고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함으로써 대기업 하청업자가 아닌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 왔던 중소기업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더불어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중소기업이야말로 혁신적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조직이 작고 가벼워서 빠른 속도로 혁신이 가능한 스타트업이나 중소·벤처기업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신속히 대응함으로써 많은 혁신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경제정책 방향과 환경의 변화에도 우리 중소기업들이 처한 대내외 여건은 결코 만만치 않다. 수출 호조와 민간소비 회복 등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지만, ‘고금리·고환율·고유가’의 3중고 등 경기 하방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 내수창출 압박과 글로벌 경쟁 격화로 해외진출도 쉽지 않다.

이러한 냉혹한 현실 속에서 중소기업들이 혁신 성장의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기업인들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삼성의 ‘C랩 프로그램’, SK텔레콤의 ‘CEI 사업단‘, LG그룹의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 KT&G의 ’사회혁신 스타트업 사업‘ 등 대기업들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진행되기도 한다. 여기에 정부의 창업생태계 구축 사업과 스타트업 기업들의 자생 노력이 결합된다면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는 동반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 ‘제1회 광주중소기업위크 2018’ 행사가 이날 23일부터 25일까지 3일동안 어려운 여건의 지역 중소기업 활성화와 중소기업인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미니취업박람회, 명품강소기업 CEO포럼, 우수상품전시회, 찾아가는 현장보증 등 다채로운 행사로 꾸며진다.

시와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주최하고 경제고용진흥원, 중소기업중앙회 등 12개 지역 중소기업 유관기관이 함께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축제가 성황리에 치러져서 지역 중소기업간 네트워크와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기를 기원한다.

무엇보다 지역의 중소기업들이 강소기업, 나아가 중견기업으로까지 성장함으로써, 지역의 고용문제를 해결하고 청년이 떠나지 않는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 경제’의 정착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대기업, 중소기업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함을 명심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