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작은 책방들이 다양한 변신을 통해 성업 중이라고 한다. 책방이 성업 중이라는 것은 그 만큼 책을 가까이 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얘기니,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수완지구의 동네책방 ‘숨’은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며 조용히 책을 읽거나 다락방에서 책과 함께 차분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책방 사방 벽면에는 500여종의 책들로 빼곡하다. 대부분 전라도 문화, 생태·환경, 마을·교육·공동체 등 주제의 책들로 바로 책방지기 안석·이진숙 부부가 엄선한 추천도서들이다.

봉선동 책방 ‘공백’은 일상에 ‘공백’이 필요할 때 찾는 곳이라고 한다. 책과 커피를 팔고 작은 전시도 연다. 책방지기의 취향에 맞춘 에세이 위주의 출판물들을 다루며 엽서와 굿즈도 판매한다. 크림이 듬뿍 올라간 공백커피는 이곳의 대표 메뉴다.

인테리어가 아름다운 ‘메이드 인 아날로그’는 도서, 문구, 식물류, 커피를 판매하는 편집숍이자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책방지기의 스튜디오이기도 하다. 1층에는 여행, 라이프스타일 잡지, 추천 도서, 디자인 문구류 코너가 있고, 2층에는 디자인, 예술, 문학, 인문학 도서가 있다. 2층에는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큰 테이블을 두었다.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송정역시장의 ‘인생가게’, 동명동의 인문사회과학 책방 ‘심가네박씨’, 지난날 금서들을 모아놓은 ‘소년의 서’ 등도 독특한 개성의 동네책방들이다.

이밖에 책방지기 부부가 25년 넘게 모은 6000여권의 책들로 가득한 ‘타인의 책 지음책방’, 독서모임을 정기적으로 갖는 ‘검은책방 흰책방’, 출판사를 겸하는 ‘파종모종’ 등도 개성 있는 책들과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갈수록 책을 멀리하는 시대에 동네책방들의 유쾌한 변신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들 책방들의 공통점은 단지 책을 파는 곳이 아닌 시민들과 소통하는 문화공간을 겸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네책방들의 문화공간화는 문화수도 광주의 의미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동네책방들의 발랄한 변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