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공천심사에 대한 반발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임우진 광주 서구청장은 어제 서구청장 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민주당 광주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그는 광주시당 공천심사에서 만장일치로 추천된 결정을 뒤늦게 중앙당이 뒤엎은 것은 지역여론을 무시한 폭거라고 주장했다.

중앙당은 임 구청장의 2차례 음주운전 전력을 문제 삼았으나, 이 전력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 서구청장 후보 경선과정에서 이미 시비의 대상이 됐던 사항이다. 당시 선거에서 서구청장에 당선되면서 사실상 서구 유권자들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다.

그 때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 일을 이제 와서 문제 삼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특히 임 구청장은 중앙당에 두 차례에 걸쳐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조차 듣지 못했다. 오죽 답답하고 억울했으면 임 구청장이 공천배제에 대한 중앙당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1인 시위까지 벌였을까.

광주 서구청장 여성 예비후보인 김금림 후보도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경선 컷오프의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는 현직 구청장의 경우 음주운전 2회로 탈락했는데, 음주운전 전력 등 전과 3범의 후보가 경선을 통과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쯤 되면 민주당 경선후보 컷오프 잣대가 고무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전과 3범은 공천심사를 통과시키면서 시효가 지난 음주운전 전력자를 탈락시키는 것은 공정성에 위배된다. 공정한 기준 없이 그때 그때 중앙당의 입맛대로 공천심사를 진행하는 것은 패거리 정치의 다름 아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지역민심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공천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높은 지지율에 대한 자만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누구를 공천해도 당선시키는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자만심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광주시민들의 정치수준을 너무 무시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고무줄 잣대로 공천한 후보를 광주시민들이 뽑아줄 것이라고 믿는 것은 광주정신을 모독하는 일이다. 지지율이 높다고, 텃밭이라고, 함부로 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