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개막, 오는 5월2일까지 광주은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돌아가고 싶다, 돌아가고 싶다-핵몽’(核夢) 전시에 작품을 출품, 오픈식 참여차 광주를 방문한 뒤 부산을 통해 출국 직전 전화로 인터뷰에 응한 일본 후쿠시마 출생 화가 아키라 츠보이(42·Akira Tsuboi)씨는 소감을 이처럼 밝혔다.
아키라 츠보이 작가는 ‘2018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로 출품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광주와의 인연에 대해 언급했다.
“2016년 홍성담 작가를 만나면서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홍 작가가 야스쿠니 신사를 조사하기 위해 일본 도쿄를 방문했을 때 저의 큐레이터였던 아와즈 켄씨가 운영하던 갤러리에 홍성담씨를 데려왔죠. 그때 그 갤러리에서 제 전시가 열리고 있었어요. 그것이 인연이 돼 후에는 홍성담 작가와 제가 함께 2인전을 열기도 했어요.”
그는 당시 홍성담 작가로부터 광주 민주화운동과 그 정치적 배경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면서 광주를 알게 됐다는 설명이다. 홍 작가의 작품 ‘북두칠성’ 등을 보면서 학살이 어떻게 이뤄졌고, 역사적으로 어지러운 순간에 젊은 생명들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를 미루어 직감할 수 있었다. 작품을 통해 역사적 민주화를 승화하는 홍 작가의 자세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번에 열리고 있는 핵몽 전시는 위안부나 한국역사 문제를 조명하는 출판을 일본에서 진행해온 오카모토 유카씨가 아키라씨에게 핵몽 전시를 소개하면서 참여가 확정됐다. 핵몽 전시에는 ‘3·11 후쿠시마 지진과 원전, 당연히 없을 터였던 용을 본 소장’을 출품한 그는 전시에 앞서 광주를 방문했지만 많이 둘러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피력한다.
특히 그는 광주비엔날레에 자신이 줄곧 추구해왔던 지진이나 원전의 연장선상에서의 작품을 출품할 예정이다.
“올해 광주비엔날레에는 원자력발전소를 주제로 한 시리즈를 선보일 생각입니다. 원자력이 어떤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후쿠시마가 한국 원자력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거죠.”
일본이 한때 동아시아 국가를 유린했고, 일본 권력이 일본 국민들에게 똑같은 일을 자행하고 있다고 본다는 아키라 작가는 작품을 통해 늘 진실을 밝히려 노력해왔다. ‘핵몽’ 전시를 참여하기 위해 노인요양센터 같은 곳에서 일했지만 과감하게 정리할 만큼 작업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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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키라 츠보이 |
“민중항쟁의 꽃을 피운 도시이자 제대로 된 국제비엔날레가 열리는 광주에 초대된 것 자체만으로 굉장히 큰 힘이 되고 있어요. 일본에는 민중항쟁으로 피어난 비엔날레는 없습니다. 광주라고 하는 도시에서 일어난 뒤 성공한 민주화로 국경을 넘어 뻗어나갈 수 있다는 확신도 얻었습니다.”
그는 반대적인 현상 역시 국경을 넘어 발생되고 있는 만큼 일반인들이나 약자들이 차분하게 결속해 일상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점 또한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광주비엔날레 참여 후 긍정적인 영향이 도출되기를 학수고대했다.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는 것이 일본에서의 조악한 사건과 분위기를 막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아키라 작가는 게이오대학을 졸업,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했다. 그는 유화물감을 사용해 작업을 펼치고 있고, 캔버스를 활용하기보다는 베니어 합판에 작업을 주로 한다. 정형화된 전시공간보다는 게릴라 전시를 많이 하고 있다. 스스로를 마이너로 지칭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그는 5월 중순 광주를 다시 방문해 머물다 일본으로 돌아가 오는 7월 도쿄 모리미술관에서 강연을 하는 등 일본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앞두고는 작품 설치를 위해 다시 방문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