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해양안전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해양사고는 지난 2012년 1573건에서 2013년 1093건으로 다소 감소했다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1330건)을 기점으로 크게 늘고 있다.

참사 이후 연도별 해상사고 건수는 2015년 2101건, 2016년 2307건, 2017년 2582건이다.

전남 해역에서도 참사 이듬해인 2015년 749건이던 해양사고는 다음 해 706건으로 다소 줄었다가 지난해 862건으로 대폭 늘었다. 참사 이후와 비교해 15% 가량 늘어난 셈이다.

선박안전법 위반 역시 2015년 105건에서 2016년 225건, 2017년 227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불과 얼마 전에만 해도 신안군 흑산면 매물도 인근 해상에서 임자선적 연흥호와 탄자니아 선적 냉동화물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선원 3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해경 조사 결과 당시 조타실에 있던 화물선 선장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로부터 해상에 정박해 있던 연흥호를 피해 변침하라는 지시를 6차례 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물선 선장이 해경 조사에서 “진도 VTS 섹터를 벗어난 것으로 착각, 교신채널을 변경해 지시를 듣지 못했다”고 밝힌 점은 해상에서 얼마나 안전불감증이 팽배해 있나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 2월 말 완도 청산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7.93t급 연안통발어선 근룡호 전복으로 7명이 사망·실종된 사고도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인재로 꼽힌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는 해상 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쏟아 냈지만 여전히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해양 사고를 줄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과 함께 기본적인 안전의식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어선과 상선 간 충돌사고가 비일비재 한 만큼 이를 종합적으로 관제할 컨트롤타워 구축이 시급하다.

언제까지 안전사고로 인명 피해를 입어야 하는가. 관제센터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부터 추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