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실패구나. 내년에는 어떡하지.’

지난해 12월 27일 옛 상무대 인근 광주천변 자전거도로에서 진행된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를 찾기 위한 암매장 발굴 조사 결과, 아무런 흔적도 나오지 않고 마무리되자 머릿속에 든 생각이다.

지난해 암매장 발굴조사는 52일간 진행됐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옛 광주교도소 북쪽 담장 밖 117m 구간 발굴 조사를 시작으로 △교도소 북쪽 담장 철제 울타리 넘어 공터 △감시탑 주변 △서쪽 담장 일대 △남쪽 소나무 숲 △화순 너릿재 터널 인근·주차장 △광주천변 등 제보자들이 지목해 온 곳을 대상으로 첨단장비까지 동원해 암매장 발굴 조사를 진행했다.

각종 제보와 자료들을 토대로 유력 장소로 추정된 옛 광주교도소 북쪽 담장 부근에서 상하수도 배관과 매립된 쓰레기 봉지 등만 발견되자 진실규명에 한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는 부푼 기대감은 점차 아쉬움으로 변했다.

‘첫 술에 배 부르랴’는 속담처럼 마음을 다잡고 계획된 곳과 암매장 흔적을 찾을 만한 가능성이 있는 곳을 차례로 발굴했지만 아무런 흔적조차 찾지 못한 채 결국, 올해의 발굴조사를 기약했다.

올해는 옛 광주교도소 일대에 집중해 테니스장 주차장에 매립돼 있는 흙을 들어내는 작업을 벌이는 등 발굴 조사 범위를 확대한다. 예산 확보와 날씨 여건 등을 감안 하면 다음달께 재개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조사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어 올해 이어질 발굴조사의 동력이 상실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