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전남도지사 권한대행 행정부지사가 도정의 지휘봉을 잡은지 5개월 째를 맞았다. 도지사 부재라는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 이 권한대행은 △2년 연속 6조원 이상 국고예산 확보 △지역 현안 과제 대통령 공약 대거 반영 △호남고속철도 2단계 노선 무안공항 경유 확정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민선 6기가 끝나고 민선 7기가 시작되는 중요한 해다. 또, 전라도 정도 천 년을 맞아 ‘전라도 방문의 해’, ‘국제 수묵 비엔날레’ 등 굵직한 사업들도 잇따라 열린다. 이 권한대행을 만나 올해 도정 중점 추진방향과 주요 사업,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전남도지사 권한대행으로 부임한 지 5개월째다. 그동안의 소회와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권한대행으로 부임한 지 5개월이 되어간다. 공직생활에서 이 5개월이 가장 바쁜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새 정부 출범이라는 중대한 시기에 도지사 권한대행으로 부임한 것에 대해 부담이 컸지만 도청 전 직원들이 모두 노력해줬고, 도민과 도의회 그리고 지역 언론 모두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빨리 안착할 수 있었다.

지난해 주요 성과로는 2년 연속 전남도가 6조원 이상의 국고예산을 확보했다는 것과 지역 현안 과제 47건을 대통령 공약에 반영해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지역의 오랜 숙원이던 호남고속철도 2단계 노선이 무안국제공항 경유로 확정된 것도 큰 성과다.

지난해에는 185개 기업으로부터 1조4000여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내 5300여개의 새 일자리를 만들었다. 관광분야에서는 2016년 이후 매년 4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전남 관광의 기틀을 다졌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조사한 17개 시·도정 평가에서 전국 3위를 차지했다.

또, 중앙부처 등에서 56개 부문 수상과 410억원의 재정 인센티브를 받기도 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전남 인구가 처음으로 19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일자리를 늘리고 주거·교육·출산·육아 환경을 개선하는 등 인구감소 대책을 좀 더 세밀하게 추진하겠다.

전남의 청렴도가 2016년에 비해 소폭 올랐지만 도민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더 열심히 노력해 청렴전남의 명예를 되찾도록 하겠다.



-올해 도정의 중점 추진방향과 사업은 무엇인가.

△지속되는 고금리·고유가·원화 강세 등 ‘3高’ 악재로 올해 경제전망도 좋지 않고, 지방분권 추진과 민선7기 출범으로 사회 전반의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외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위기 요인은 선제적으로 대응해 리스크를 줄이고, 기회는 적극 살려 지역발전으로 연계해 나가겠다.

먼저, 도민과 약속한 민선 6기 주요시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민선 7기가 안정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

지역발전의 3대 전략으로 추진해왔던 숲과 섬 가꾸기, 에너지신산업 육성과 남도문예 르네상스 사업 추진을 더욱 가속화할 생각이다.

특히 모든 정책을 일자리 중심으로 재설계해 일자리 10만개를 만들고, 당장 시급한 인구감소 문제와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종합대책도 마련하겠다.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광주·전북과 ‘2018 전라도 방문의 해’를 운영하고, 전남의 관광기반을 지속 확충해 관광객 5000만명 시대를 열겠다.

농업의 경쟁력을 높여 억대 부농 5000호를 육성하고, 수산분야는 2020년까지 양식업 2조원을 달성하겠다. 서민시책을 70개로 확대하는 등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에도 힘쓰겠다.



-올해는 ‘전라도 정도 천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전라도 정도 천년을 기념해 전남도가 추진할 주요사업에 대해 소개한다면.

△전라도 천년 기념사업은 광주·전남·전북 3개 시·도가 천년이라는 시간 동안 하나였다는 것을 되새기고, 상생과 화합을 도모하며 전라도의 새로운 천년을 함께 열어가자는 취지에서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30개 기념사업은 호남권 3개 시도가 함께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 도가 주관해 추진 중인 사업은 11개다.

천년의 역사적 가치를 국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지난해 전라도 천년 D-1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올해에는 TV 방송 캠페인, 슬로건 및 엠블럼을 통해 전라도 천년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천 년 자산을 활용하는 사업으로 ‘2018 전라도 방문의 해’를 내실 있게 운영해 관광객 5000만명을 유치하고 미래 천년자산을 만드는 사업으로 천년 가로수길과 전라도 천년 정원을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어 가겠다.



-2018 국제수묵비엔날레가 목포와 진도에서 처음 열린다. 진행 상황은.

△2018년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는 전남의 대표적 전통 문화예술자원인 수묵화를 세계인과 함께 즐기는 문화콘텐츠로 키우기 위해 시작한 국제행사다. 올해 9월부터 10월까지 두 달간 목포와 진도 일원에서 열린다. 정부로부터 국제행사 승인을 받아 비엔날레 사무국 설치와 함께 총감독을 선임하는 등 행사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올해 비엔날레는 목포권에는 현대수묵의 재창조, 진도권에는 전통수묵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전시해 수묵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 국제수묵비엔날레가 성공하려면 광주·전남 시·도민의 적극적임 참여가 중요하다.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시·도민의 도움과 협조가 절실하다.



-광주·전남 최대 현안은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과 군 공항 이전이다. 향후 해결 방안과 전남도의 입장을 말해달라.

△서부호남권 발전의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무안국제공항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광주와 전남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무안공항을 활성화하는데 어려운 문제 중 하나가 접근성인데 지난해 말 정부가 호남고속철도 2단계 노선 무안공항 경유를 확정함에 따라 첫 단추를 끼울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하나는 무안공항의 볼륨을 키워야 하는 것인데 그 방안은 광주공항과의 통합이다

민간공항 통합과 관련해 광주·전남이 두 가지 사실을 직시한다면 군 공항 이전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생각한다.

첫째 10년전 무안국제공항 건립시 국가 계획상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공항으로의 이전을 전제로 했다는 것이다. 다만 시기에 대해서만 양 시·도 합의사항으로 남겨 뒀다. 둘째, 광주 군 공항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약 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사업비가 필요하고, 이를 마련하려면 현재 광주공항은 다른 용도로 개발할 수 밖에 없다. 즉 민간공항을 남겨두고 군 공항만 이전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광주 민간공항의 이전을 언제 하느냐 하는 시기의 문제다. 이 부분은 이전하는 쪽에서 먼저 언급해 주어야 한다. 전남도는 광주시가 민간공항 이전 시기를 먼저 명확히 제시해 준다면 군 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해당 지역 주민과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언제든지 논의할 용의가 있다.



-‘인구절벽’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일선 시군에서는 인구 감소 해결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인구감소 문제는 전남의 존립을 좌우할 도정 최우선 과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교육·문화, 출산·육아, 정주 여건 등 도정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전남도는 2030년까지 인구감소율 제로화를 목표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인구정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청년과 여성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고, 주거여건 개선과 아이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청년인구 유출을 최소화하고 출산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또한, 귀농·귀어·귀촌자 유치활동을 강화하고, 관광객 등 유동인구 유입을 통해 직·간접적인 인구증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신중년(50~64세)과 고령자 맞춤형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고령자 맞춤형 거주환경을 조성해 ‘전국 제1의 고령친화도시’로 만들어 가겠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인구정책기획단’을 신설해 인구문제를 전담하고 있다. 앞으로 도민과 전문가 등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지역 특성에 맞는 ‘2030 인구정책 종합 추진계획’을 상반기안에 마련하도록 하겠다.



-국고 예산을 6조원 넘게 확보했다. 주요 예산 확보 현황과 앞으로의 국비 확보 방안이 있다면.

△재정여건이 열악한 전남도가 지역 현안사업을 해결하고 부족한 지역 SOC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비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공직자가 국비 예산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고 지역 정치권에서 적극 도와준 덕분에 2년 연속 6조 원이 넘는 6조 16억원을 확보했다.

앞으로 전남의 각종 현안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비확보가 절실하며, 이를 위해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2월까지 신규사업 발굴과 논리를 개발하고 5월까지 중앙부처를 방문해 사업 설명 및 건의를 할 예정이다. 8월까지 기획재정부 정부예산안에 전남도의 사업들이 전부 반영되도록 행정력을 집중 할 방침이다.

특히, 삭감되거나 누락된 예산은 9월부터 국회를 설득해 확보하는 등 4단계 로드맵을 가지고 국비확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민선 6기를 대표하는 시책은 ‘숲 속의 전남 만들기’와 ‘가고 싶은 섬 가꾸기’다. 앞으로 어떻게 추진 되는가.

△숲 속의 전남 만들기와 가고 싶은 섬 가꾸기는 전남의 소중한 자산인 ‘숲과 섬’을 잘 가꾸고 이를 소득·자원화해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사업으로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긴 안목으로 추진하기로 계획됐다. 숲 속의 전남 만들기는 경치를 좋게 하는 ‘경관 숲’ 조성과 돈이 되는 나무를 심는 ‘소득 숲’ 조성 등 크게 두 가지로 추진 중이며, 지난 3년 동안 주민들과 함께 3300만 그루 나무를 심었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는 전남의 섬들을 최적의 상태로 가꿔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고, 살고 싶어 하는’ 곳으로 변모시키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6개를 완료하고, 앞으로 18개를 더 개발해 2024년까지 24개의 섬을 가꿔 나갈 계획이다.

이미 개장된 6개 섬의 경우 관광객이 3배 이상 늘었고, 14가구 28명이 섬으로 귀어하는 등 개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숲과 섬’ 가꾸기를 변함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100원 택시 등 전남의 서민시책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데 앞으로 계획은.

△전남형 복지모델인 서민 시책이 도민들의 큰 호응을 받으며 전국에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전남이 최초로 시행한 ‘100원 택시’가 올해부터 전국의 농촌지역까지 확산돼 지방정부 사업이 전국화되는 모범사례가 됐다. ‘농번기 마을공동급식’과 ‘농촌인력지원센터’는 농번기 바쁜 일손을 덜어주는 농촌 효자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공공산후조리원’과 ‘장애인 거점 산부인과’ 등 임산부를 배려한 시책은 전남의 출산 여건을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 55개였던 서민 시책을 올해 70개 까지 확대 운영,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



-마지막으로 전남도민들께 한마디.

△올해는 세 가지 큰 의미를 갖는 해다. 하나는, 전라도 정도 천년이 되는 해이자,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는 해다. 두 번째는, 헌법 개정을 통한 명실상부한 지방분권시대가 개막하는 해다. 마지막으로, 민선 6기가 마무리되고 민선 7기가 새롭게 출발하는 해인 만큼 전남도는 도민 삶의 기반을 탄탄히 하는 한 해가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도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성원을 부탁 드린다.

<프로필>

△1966년생 전남 무안 출생

△광주 진흥고

△한양대 법학과 졸업

△영국 엑시터대학교 행정학과 졸업(석사)

△전남도 기획관리실(행정고시 32회)

△행정자치부 제도총괄과장 (전)

△중앙공무원교육원 연구개발센터장 (전)

△행정자치부 정책기획관 (전)

△행정안전부 조직정책관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