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다중 이용 시설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해 수십 명이 사망하고 다치는 피해가 잇따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6일 경남 밀양의 한 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병원 내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설치 이유가 법규 위반이 아닌, 관련 법상 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시설로 규정돼 있었던 것이다.

지난 2014년 전남 장성의 한 요양병원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지만 요양병원에 대한 규정이 강화됐을 뿐 일반 병원에 대한 사항은 변화가 없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서둘러 관련 법규를 개정해 국민 안전 강화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임시방편적인 조치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우리 주변에는 병원 뿐 아니라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된 시설이 많다.

겨울철 고령자들이 모여 여가를 보내는 경로당만 보더라도 그렇다.

광주지역에는 총 1313곳의 경로당이 등록돼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어르신들 숫자만 하더라도 4만7000여 명이 넘는다고 한다.

경로당 난방이 잘 가동되는 곳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어르신들이 추위를 녹이기 위해 전기장판이나 온풍기 등 전열기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반인들도 전열기구를 사용할 경우 평소 화재에 대한 주의가 필요, 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약자들에게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소방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경로당이 많아 화재에 대한 위험을 안고 있다.

소방 관련 법규에 33㎡ 이하 시설에 대해서는 소방시설 설치 의무 규정이 없다. 이들 시설에서 불이 날 경우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