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은 새해 인사 드립니다. 무술년 ‘황금 개띠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황금과 개는 동서고금에서 사람과 아주 친밀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황금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광물로 누구나 갖고 싶어 합니다. 많이 갖고 싶어 합니다. 권력자와 부자가 되고 싶기 때문이죠. 개는 인간의 동반자입니다. 집에서 키우는 가축의 의미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가족 같은 존재입니다. 지금은 마치 사랑하는 아들·딸처럼 ‘애견’이라고 부릅니다.



황금이나 개를 사람들이 아끼고 좋아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올해는 오래도록 그 가치와 색이 변하지 않는 황금처럼, 주인을 위해 충성을 다하고 따르는 개처럼 ‘변하지 않는 사랑’ 많이 받는 한 해가 되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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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에는 누구나 자신에게 약속을 합니다.

또 가족과 친구, 동료, 회사 등을 위한 다짐도 합니다. 대부분 건강·사랑·행운·축복·대박·성공·합격·취직·당선·승리 등의 성취를 빕니다. 개인적으로 다이어트나 술·담배 끊기, 절약 저축, 솔로 탈출, 취업 등 소소한 희망을 내걸고 실천을 다짐하는 겁니다. 말이야 ‘소소한 희망’이지 현실에선 가장 절박하고 기본이 되는 바람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의 취직 걱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죠. 올해도 일자리가 가장 큰 걱정거리입니다.



부모들은 등골 빠지게 벌어서 수 억 들여 사반세기 동안 키우고 가르쳐 논 다 큰 자녀가 사회 진출을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뭐라 해도 직장을 잡아야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립하는 겁니다. 독립적인 생계유지와 자기실현, 결혼, 양육 등으로 이어져 안정적 사회와 국가의 근간이 되서 세상이 돌아가는 법인데 그게 그렇게 어렵습니다. 정초부터 생각할수록 답답하기만 합니다. 새해에는 제발 일자리 폭탄이 사방팔방에서 터져 나오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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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올해는 6·13 지방선거가 뜨거운 관심사입니다. 이미 후끈 달아올라 ‘000대세론’까지 언론에 나올 정도입니다. 광주시장·전남지사 등 자치단체장 선거는 우리 삶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여간 신중하지 안으면 안됩니다. 이번엔 정말 잘 뽑아야 합니다. 지난 연말부터 너나없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다들 그다지 참신하지도 않아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은 아직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거란 것이 꼭 가장 훌륭한 사람 찾는 게 아니란 겁니다. 어차피 “내가 한 번 해보겠다”고 나온 사람 중에서 ‘더 나은 인물’을 고르는 겁니다.



시장·도지사만 보더라도 과거 민선 6기 동안 다양한 인물들 거쳐 갔지요. 정치 9단 문하의 정치인부터 장관 관료, 지방공직자, 전직 언론인, 행정의 달인, 시민운동가 출신 등등…. 그중 한 두 명 말고 광주에 남아 같이 살며 박수받는 사는 사람 있습니까? 나중에 또 자탄하는 일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우리를 제대로 먹여 살릴 지도자를 원해야 합니다. ‘저만 좋자’고 고개 내민 덜 익은 사람 뿅망치로 쾅쾅 쳐내야 합니다. 우리가 누구입니까? 수평적 정권 교체와 정권 재창출을 이뤄낸 민주주의의 성지 시민 아닙니까. 시·도지사 정도를 제대로 선택하지 못해서야 말이 됩니까. 새해에는 정말 잘 골라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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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종종 타지역을 돌아볼 기회가 있을 겁니다. 참으로 천불이 납니다. 전주만 가도 이미 분위기가 다릅니다. 대전이나, 세종시 가보세요. 인천에 가면 세상에나 천지가 개벽하고 있어요. 섬진강만 건너가도 남해·진주·창원·김해·부산…, 딴 세상을 보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위한 도시, 경제가 꿈틀거리는 현장, 세계와 겨루는 글로벌 도시로 전국의 도시들이 커져 나가고 있는데….



광주·전남을 다시 둘러 보면 느끼실 겁니다.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뭐가 달라졌습니까? 그렇게 사랑해서 키운 정치판은 제자리 걸음이고, 자랑스러웠던 반백년 기업들 다 쓰러져 나가고, 그나마 선방하던 재벌급 건설사마저도 줄줄이 자빠졌습니다. 대기업 공장들도 툭하면 해외로 뜯어 옮긴다는 위협에 불안감만 키우고 있잖아요. “호남 사람들은 우수하다. 전국 수능 점수 최상위다. 마지막 남겨진 땅, 자연친화 친환경 녹색의 도시, 전통이 살아있는 예향…”. 말은 좋습니다.

그러나 실속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지역사회 허상을 잘 알면서 그러면 언론은 그동안 뭐했냐”고 따진다면 솔직히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 다독여 새해에는 더욱 정론직필에 매진하겠습니다. 2018년 무술년 새해에는 확 달라지길 희망합니다. 여러분 모두의 소원과 희망이 영글어 가는 그런 일년 365일이 되기를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