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초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현실화되고 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외식업계와 유통업계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면서 가격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또 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력을 감축하거나 아예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아르바이트생 고용 대신 무인기계 사용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전국에 400여 개 가맹점을 운영 중인 죽 전문점 ‘죽 이야기’는 지난 1일부터 버섯야채죽과 꽃게죽, 불낙죽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

패스트푸드 업체 KFC와 롯데리아는 지난달 치킨, 햄버거 등 판매품목 가격을 평균 5.8∼5.9% 올렸다. 한식 프랜차이즈 놀부는 찌개류 가격을 평균 5.3%, 신선설농탕은 전체 메뉴 가격을 14% 인상했다.

문제는 최저임금과 딱히 상관없는 업체들도 가격 인상 움직임에 편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리바트, 시몬스 등 가구업체, 샤넬, 바비브라운 같은 화장품업체도 일제히 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다.

물가상승만 우려되는 게 아니다. 일자리는 더 문제다. 중소기업과 자영업 등의 고용축소가 불 보듯 뻔하고, 폐업도 잇따를 전망이다. 더욱이 최저임금 아르바이트 인력을 많이 쓰는 편의점 업계의 인력감축 움직임이 뚜렷하다. 업계는 야간영업 단축, 무인화를 위한 스마트점포 확대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임금 부담을 버티기 어려워 폐업을 고려하는 점주도 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3조원 규모 ‘일자리안정자금’을 조성해 근로자 30인 미만 영세사업자를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이들의 걱정을 지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지역 영세업체 중에는 자격 요건이 안 돼 정부 지원마저도 못 받는 곳도 적지 않은 데다 최저임금 보전 대상인 30명 미만 고용을 넘기지 않기 위해 인력을 줄이려 하는 곳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전남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소규모 영세업체가 많아 더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책의 허점을 보완하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제시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보전대책을 중심으로 물가안정 방안까지 포함하는 전방위적인 후속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