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자식 셋을 둔 부모다. 자식에 대한 부모 마음은 다 같다는 것을 모를 바 없다. 세 가해자 부모들은 입장을 바꿔서 피해자 여학생이나 그녀의 부모 입장에서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에게 백번 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 가해 학생 부모가 피해자의 가족을 찾아와 “이런 게 알려지면 가해자도 끝난 거지만, 피해자도 이제 끝나는 것이다”라고 압력을 가했으며, 가해자 한 명의 어머니는 피해자의 인격 및 평소 대인관계 등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문서를 배포했었다는 보도를 보면, 이런 얼빠진 부모 밑에서 삐뚤어진 교육을 받았으니 “그럴 수 밖에”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흑인 선수 잔슨의 어머니는 고등학교 졸업도 제대로 못했다. 두 나라 부모들의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인간에게는 하늘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양심이라는 것이 있다.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이런 부모의 모습을 보고 가해 학생들은 어떤 생각 했을까?

약 30여년 전 어느 신부님의 강론 말씀이다. 너무 오래 전에 들었기 때문에 자세한 부분은 기억할 수 없어 줄거리만 전하겠다. 한 청년이 있었는데 누차에 걸쳐 범죄를 저질러 드디어 사형을 당하게 됐다. 형장으로 끌려가는 길에 모여 있던 군중 속에서 어머니의 얼굴을 발견하게 됐다. 청년은 교도소장에게 “어머님이 저기 나와 계시는데, 사형을 당하기 전에 어머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라고 간청했다. 교도소장은 흔쾌히 허락을 했고, 청년은 자기 어머니께 접근하자마자 어머니의 젖꼭지를 물어 뜯어 땅에 뱉으면서 “내가 어려서부터 나쁜 짓을 했을 때 단 한 번이라도 그것은 나쁜 짓이니 하지 말라고 야단을 쳤더라면, 내가 오늘 사형장에 끌려가지는 않을 거요”라며 냉정히 돌아섰다는 것이다.

가해자 한 명은 징역 2년 6개월, 다른 두 명은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미국의 사법제도에 익숙한 사람들은 한국의 제도가 범죄에 비해 형벌이 빈약하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참고로, 조지아주 애틀랜타(Atlanta, Georgia)시 교육구청에 속한 교사, 교장 및 직원들 8명이 학생들의 성적을 의도적으로 올려서 허위보고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재판을 받았는데, 3명은 징역 7년, 나머지 5명은 징역 1~2년의 선고를 받았으며, 5000달러에서 2만5000달러의 벌금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미국은 성범죄자들에게 보통 10~25년, 혹은 종신 감옥 형을 내린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은 나쁜 짓을 한 사람에게는 가차 없는 형벌이 따른다. 만약 의대생 성폭행 가해자들이 미국의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면, 최소 15년에서 25년의 실형을 받았을 것이며, 가해자가 현재 25살이라면 40~50살까지 감옥에 수감돼 있어야 한다.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들을 생각해보라. 그들은 일생을 두고두고 견딜 수 없는 정신적인 상처와 지옥 같은 고통과 깊은 악몽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살아야 한다. 이런 것을 고려하면 25년 실형도 약한 편이다. 이런 이유에서 미국 법정은 성범죄자들에게는 인정이라는 것을 베풀지 않고 가혹한 실형을 내린다.

정의가 살아나려면 형벌이 언제나 죄질에 알맞게 내려져야 하는데 한국의 현실은 항상 그러하지 못하다. 미국 웬만한 도시에 가면 곳곳에 쉽게 눈에 띄는 서브웨이(Subway)식당 체인점이 있다. 포글(Jared Fogle)이라는 사람은 서브웨이식당 체인점의 대변인이었다. 포글은 미성년자들에게 음란물을 유포하고 이들을 인터넷으로 유혹해 성관계를 가지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체포가 돼 2015년에 유죄판결을 받고 140만달러의 벌금과 15년 8개월의 실형 선고를 받았고, 프렛(Tanya Walton Pratt)판사는 포글이 출감한 이후 일생 내내 경찰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죄질에 맞게 형벌을 내려 정의를 보호하고 받들려는 미국인들의 의식구조를 볼 수 있는 한 예다.

이런 경우엔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 및 그들의 가족들 모두가 똑같이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 하는 희생물이 돼버린다. 두 가족들이 너무도 가슴 아픈 씻을 수 없는 비극을 안고 일생을 살아야 한다. 이래서 이런 성격의 범죄는 미리 방지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