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광주비엔날레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비엔날레는 ‘제 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데 주력한다.

예술 매체로 동시대 현안인 환경과 노동, 인권, 평화 등의 정치 및 사회 현상을 조망하고 예술의 역할을 모색하는 작품들이 대거 등장한다. 특히 올해 2016광주비엔날레는 작가들의 현지답사 과정이 중요시되면서 광주의 정체성과 역사가 반영된 작품들이 선보여 눈길을 끈다.

△ 산 자와 죽은 자, 우리 모두를 위한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주요 거점이자 토론의 장이었던 녹두서점이 2016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1977년 계림동에 처음 문을 열었던 녹두서점은 36년 전인 1980년 5·18 당시 격문과 투사회보 등을 만들어서 배포했던 곳이다.

스페인 출신 도라 가르시아(Dora Garcia)의 신작 ‘녹두서점-산 자와 죽은 자, 우리 모두를 위한’은 당시 녹두서점에 있었던 서적들을 볼 수 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의 협조로 당시 녹두서점에서 판매됐거나 주요 토론 도서였던 서적을 대여, 실재감을 높였다.

30일 오후 2~ 6시, 31일 오후 1~ 4시 두 차례에 걸쳐 참여 작가인 도라 가르시아의 ‘사진과 활자: 대자보 워크숍’이 마련된다. 과거 실재했던 녹두서점의 원형에 대한 담화를 중심으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와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민주주의 그 위대한 움직임

뉴욕에서 활동하는 더그 애쉬포드는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던 1980년부터 ‘뉴욕타임스’를 스크랩해왔으며 2016년 5월 광주와 서울을 방문했다.

방문 당시 그는 시민들에게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억의 장소, 수감 되고 사망했던 장소, 더 큰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여전히 자라고 있는 장소 등을 추천받아 돌아봤다.

그가 포착한 시대의 진실이 ‘민주주의의 움직임이 있었던 한국의 장소들에 그림을 들고 가서 찍은 사진들, 그리고 무엇이 이루어졌는지 보여주는 네 개의 예시들’ 작품으로 탄생했다.

정치와 미학의 접목에 대해 탐구해 온 더그 애쉬포드는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예술적 철학을 담은 사진을 선보인다.

△ 부정에 맞선 시민들의 ‘아카이브’

상하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후윤(Yun Hu)의 신작 ‘대기실’은 5·18민주화운동기록관과 광주비엔날레의 역사 연구에 기반한 설치작업이다. 작품은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이들에 맞서는 광주시민들의 아카이브다.

작품은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인한 상처를 예술로 치유 승화하기 위한 작업임과 동시에 광주민주화운동의 살아있는 기념비로서 1995년 첫 행사를 개최한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기록물이기도 하다. 현장에는 빈 캐비닛과 장 등이 설치되면서 오히려 기억과 역사에 대한 사색 거리를 남긴다.

△ 끝나지 않은 ‘아픔’ 마주하다

현 시대의 아픈 단면을 형상화한 작품들도 5·18민주화운동기록관 3층에서 만날 수 있다.

먼저 멕시코시티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집단인 코퍼라티바 크라터 인베르티도는 ‘야요치나파 학생 대학살 사건의 정체불명의 살아있는 시체들’을 통해 현재와 역사에서 찾아낸 정치적·사회적 투쟁을 탐구한다. 마커 펜으로 그려진 드로잉의 단순한 선들은 동물의 형상이 중첩된 얼굴, 흐물거리는 신체, 무작위적인 요소들이 덧붙여진 오브제를 보여준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하는 야스미나 매트왈리와 필립 리즈크의 ‘길거리에서’는 노동자 거주 지역인 이집트 헬완에 거주하는 아홉 명의 남자가 등장하는 72분 분량의 영화이다. 영화에서 노동자들은 자신의 직장에서 겪은 만행을 이야기하는데 전 세계 곳곳에서 펼쳐진 사회적 투쟁의 현장을 생생히 전달한다.

르완다 출신으로 런던과 암스테르담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크리스티앙 니얌페타는 스케치 작업 ‘생존자’를 선보인다. 부드러운 손, 기하학적 스케치, 다양한 인물들의 움직임 등이 역동적으로 배열된 화면 위에 올려져 있다.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철학적이면서 실천적인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