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일보는 29일 오전 광주시 서구의 한 식당에서 ‘2016 광남일보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박준호)를 개최했다.
이날 독자권익위원회에는 정치·경제·사회·학계·법조·문화·체육 등 각 분야 위원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남일보 지면 편집방향, 특화방안, 개선점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벌였다.
날 독자권익위 회의는 위원장으로 선출된 박준호 동신대공연전시기획과 교수(전 KBC보도제작본부장)가 사회로 진행됐으며, 박찬용 정치학박사(이스턴학원장), 김석기 농협광주지역본부 부본부장, 김창진 초당대학교 교수(문학박사·수필가), , 조상열 대동문화재단 대표(문학박사), 김동찬 문화기획전문가(좋은친구들 대표), 김정호 법무법인 이우스 변호사, 정영재 광주평화재단 이사장, 조인형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최승식 남부대학교 무도학과 교수(대한체육회학교체육위원), 박병훈 광주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장(두리사랑상담치료센터소장) 등은 회의를 통해 광남일보 등 지역 신문에 대한 고언과 신문제작, 편집방향, 차별화를 위한 개선점, 지면 할애 분야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 박준호 = 온라인 서비스 문제가 많이 거론되는데 종이신문은 나름의 특성을 갖고 있다. 당일 주요 이슈는 스마트폰으로 얼마든지 살펴볼 수 있지만 날짜별 이슈를 살펴볼 때는 종이신문이 독보적인 존재다.
당시 왜 이슈가 됐는지를 살펴보고 인과관계도 분석해볼 수 있다.
지방신문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경영을 알차게 하는 것이다. 가장 손 쉽게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이라면 문화사업이 있다. 대관 한 두개를 확보하고 있다면 수익 창출은 쉬워진다.

최근 트렌드를 보면 영상과 신문의 조인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많이 않은 기자들이 온라인 뉴스까지 양산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독자제보, 동영상 등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현장감 넘치면서 풍성한 뉴스 콘텐츠를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또 경제적 측면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독자를 기자로 활용하는 안을 검토해본다면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박병훈 = 대부분 지방신문이 언론사 중심 시각이나 입장에서 뉴스를 전달하고 관공서 행사 등을 알리는 홍보성 기사를 주로 내보낸다. 결국 뉴스레터 수준의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공공재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새로이 가다듬어야 한다.
광남일보만 할 수 있는 신문 제작이 필요하다. 지역 실정에 맞는 어젠다를 적극 발굴해 심층 취재 , 탐사보도, 기획기사,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대안을 제시했으면 한다. 아울러 청소년들과 시민들의 건강한 비판의식을 길러주기 위한 매체로 활용되면 좋겠다.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칼럼과 언론사 자체 칼럼·사설 등에 내실을 기해야 한다.

교과서로서의 언론 역할을 감안해 오탈자 등을 살펴보는 세심함도 필요하다.
광남일보만의 색깔 내기 위해서는 관공서 위주 기사를 줄이고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안이나 미래를 대비하는 주제를 선정해 이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 이를테면 완전한 지방자치제의 실현 방안이나 복지와 관련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건전한 워치 독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양극화, 인간성의 상실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역사상 경제적으로는 가장 풍요한 사회이지만 정서적으로는 가장 빈곤하다. 이런 시대에 미담 기사나 인간미가 넘치는 훈훈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담았으면 한다.

△최승식 = 지역신문의 선결요건은 재정자립이다. 현재 지역신문이 난립하고 있는데 수적으로 많을 뿐 질적으로는 수준이 떨어진다.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재정자립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선택과 집중식 지원을 해야 한다.
지역신문은 특성상 지역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취재원 수를 늘리고 지역적 색채를 강화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지역민조차 외면하는 신문은 존재 의미가 없다.

재정자립이 이뤄진다면 지정광고(관할당 광고)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편집방향 또한 개선될 것이다.
중앙지가 다루지 못하는 지역 내 세세한 소식을 전해 차별화를 하고 지역 경제, 사회분야 소식도 지면에 많이 실어야 한다. 접근성 강화를 목적으로 한 플랫폼 증대, 소통 확대 등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이같은 노력이 있어야 다양한 취재원 확보가 용이해지고 질적 향상이 이뤄진다. 기존 환경에 안주하지 않으려는(매너리즘) 노력이 필요하다.

△박찬용 = 광남일보가 처음에 비해 날로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신문의 1면 사진 등 전체 컬러가 선명하고 고급스럽다.
문제는 지역신문은 중앙지에 비해 읽을 거리가 적다는 것이다. 지역신문은 초기에 난립했으나 서서히 우열이 가려지고 있다. 광남일보는 지역 3강 안에 들어왔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 5년 안에 광주·전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역신문이 되도록 노력 해야 한다.
가장 큰 장점은 광주·전남 주요 소식과 경제뉴스를 포커스해 전하는 방식이다. 지역 공통 이슈를 심층적으로 릴레이 보도한다면 더욱 양질의 신문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간 활용을 제안한다. 학교와 연계한다면 학생들은 양질의 뉴스를 만날 수 있고 광남일보는 독자층을 확대할 수 있다.
여기에 지역신문발전기금 등을 받아 부수를 늘리고 광고의 질을 높여 품격도 끌어올려야 한다. 온라인 주부 명예기자 제도, 독자 기사제보 시스템 구축, 이벤트 발굴 등으로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지역신문이지만 한반도 통일문제 등 국가적 사항을 지면에 반영하는 안도 검토했으면 한다.

역사학 산책, 탐방 시리즈 등을 통해 지역 곳곳을 소개하고 지역인재 채용 현실과 미래 등을 주제로 한 경제 기사 등으로 경제 활성화를 유도했으면 한다. 국내외 유명산(국립공원등)과 힐링 여행지 소개 기사나 지역사회의 선행과 미담게재 비중을 늘려 밝은사회를 선도해달라.

△정영재 = 지방지는 지역민의 민심을 담아야 한다. 기사 아이템을 구상할 때 광주·전남 지역민이 어떤 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지, 현재 고민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부터 고려해달라. 이를 통해 광남일보의 정체성과 노선을 명확히 드러냈으면 한다.
신문은 미래 비판기능을 가져야 한다. 비판적 시각으로 지역 주요 이슈의 대안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언론사들이 모두 경영상 어려움을 겪다보니 기자 채용 등도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찬가지로 모두 경기침체로 힘들어하다 보니 취업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지역인재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칼럼은 물론 현장감 넘치는 기사로 제시해달라.
활자 중심의 신문은 다른 언론과 달리 눈에 띄는 편집이 중요하다. 진부함을 뛰어 넘는 파격적인 편집 없이는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없다. 최근 ‘브렉시트’를 ‘영국 망했다’라고 표현한 기사를 보고 번뜩인다는 생각을 했다. 지나쳐서는 안되지만 제목 등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해야한다.

지방신문은 특성상 화두가 지역사회 중심으로 가야하지만 국가가 처해있는 분단 등 여러 이슈도 놓쳐서는 안된다. 꾸준히 우리가 담고가야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행사 등을 기획 취재해서 지면에 담아달라.

△김동찬 = 스마트폰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남일보도 이같은 트렌드에 발 맞춰 모바일 앱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20~30대 젊은층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어 최근에는 중장년층도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는 추세인데 변화에 빨리 대응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광남일보는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접하기 어렵다. 기사 한 꼭지를 보기 위해서는 일일이 지면을 확대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메인뉴스 등 메뉴를 강화한 모바일 앱 페이지를 만들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또 소셜네트워크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SNS를 통해 글을 올리면 삽시간에 적게는 수십여명, 많게는 수만여명이 읽을 정도로 인기다. 여기에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서도 자랑하고 싶은 기사 등을 올려 널리 전파해야 한다. 그래야 광남일보 인지도가 형성되고 마니아층이 생긴다.

홈페이지 역시 댓글 응원 등이 활성화되도록 독려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하면 어떨까 싶다. 단순히 기사를 옹호하는 독자 뿐 아니라 시각이 다른 독자 등과 온라인상에서 각자의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됐으면 한다.

△조상열 = 광남일보가 올해로 21살이 됐다. 그동안 지역을 중심으로 한 여러 특집 등을 선보여 호평을 얻어왔다. 이 시점에서 하나의 제언을 한다면 호남의 인물백선 등의 시리즈를 선보이는 것이다. 남도문화를 형성한 주역들, 우리의 역사, 문화 인물들을 한 명씩 조명하는 방식의 기획물을 마련해 집중적으로 다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그동안 지역 일간지가 남도의 풍부한 문화재, 인물, 역사에 대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조명하는 데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 한 두 차례 또는 1~2년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장기 프로젝트로 고민해달라.

△조인형 = 지역 언론이라도 국가 차원의 거대 담론을 소홀히 하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 탐사, 보도에 나서야 한다. 또 지역 정보 부족현상을 메우기 위한 역할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찰과 보도의 가치는 우리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화·발전하는데 필수 요소다. 지역에서 발생한 미담 기사를 풍성하게 다뤄 사람냄새 가득한 이야기를 풍성하게 전해달라.
광남일보만의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는 문예비평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문화중심도시 광주에 권위 있는 문예비평지가 없다. 공공기관 지원사업을 통해 이뤄지는 예술사업에 대한 평가는 있지만 비평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 공연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정보 차원의 기사를 많이 실어줬으면 한다. 매주 초 ‘이 주의 공연’을, 매월 초에는 ‘이 달의 공연’ 등의 고정물을 만들어 작품, 공연시간, 장소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안을 고민해봐야 한다. 이는 관객은 물론 공연예술인들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김창진 = 구독처 확장이 시급한 문제다. 공공기관은 물론 대중이 많이 찾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광남일보를 만날 수 있도록 독자 확장에 주력해야 한다.
대학에 근무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전공은 지도교사가 정해줬다’는 말이다. 학생은 물론 학부모도 어떤 대학에 진학하느냐에만 관심이 있지 전공 선택은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어떤 학과가 좋은지 모르기 때문이다.

광남일보에서 1년 정기연재물로 각 대학 유망학과를 소개하는 시리즈를 했으면 한다. 학부모들의 관심은 물론 대학 진학 후 전공이 맞지 않아 중퇴를 고민하거나 전과 하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맛 칼럼니스트가 전하는 ‘맛집 소개’, 여행 칼럼니스트가 전하는 ‘여행 안내’, 지역일꾼 등 숨은 인물 발굴 소개, 각 지자체 역점사업 심층 소개 등을 하는 기획물도 필요하다.

△ 김석기 = 광주·전남 대표 일간지인만큼 지역의 자존심을 살리는 기사가 필요하다. 광주는 민주화의 도시라고들 하지만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기획물을 찾기가 힘들다. 5·18 유공자, 재야에 있는 선배들의 근황을 꾸준히 전한다면 지역민의 궁금증이 해소될 것이다.

전 국민이 경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할 정도인데 지역 신문 대부분이 경제기사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중앙지처럼 일일경제지표(코스피, 코스닥, 환율, 금리 등)를 매일 전하고 지역 경제지표(지역 생산량, 수출량, 소비지수 등)까지 다루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같은 점을 보완한다면 지역 대표 신문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이다.

△ 김정호 = 지방신문의 한계는 꼼꼼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여러개의 신문을 읽지만 중앙지의 경우 오탈자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반면 지방신문은 오탈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사를 읽다가 오타를 보면 콘텐츠에 대한 신뢰는 물론 기사를 작성한 기자, 나아가 신문에 대한 신뢰까지 추락하게 된다. 단순히 오탈자만이 아닌 줄 간격 등 편집상 꼼꼼함이 부족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콘텐츠는 지방지의 사명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신문사가 동시에 다루는 콘텐츠라도 어떤 시각에서 접근하느냐에 따라 기사는 완전히 달라진다.
같은 소재가 던져지면 광남일보가 가장 재미있게 쓰더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분발해야 한다. 또 기사 한 꼭지를 쓰더라도 멀리 내다보고 깊이 있게 공들여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종이신문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젊은층은 온라인 서비스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광주지역 신문=광남일보’가 되어달라.